‘지속가능 바람’(이하 바람)은 현재 30여명의 대학생 회원이 활동 중인 대학생 기자단이다. 같은 이름의 웹진(www.baram.news)을 발행하고 있다.
바람은 경향신문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 산하 대학생 조직으로 2008년초 시작됐다. 당시 경향신문 사회책임 전문기자를 겸하고 있던 안치용 ERISS 소장이 대학생들을 불러모은 것이 ‘바람’의 출발이다. 일간지 인턴기자단, 대학생언론협동조합,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의 협력기관 등 대외적인 명칭은 조금씩 달라졌지만, ‘바람’이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활동하는 대학생 기자단이란 사실은 변함이 없다.
구랍 28일 '바람'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송은하 지속가능 바람 편집장(맨 오른쪽)이 2016년 계획을 설명하는 모습을 박예람(가운데)ㆍ윤호연 부편집장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지속가능 바람
대학생의 시각으로 ‘지속가능’이라는 프리즘을 들이대어 사회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의 목표다. 활동상의 제약 때문에 주로 서울의 여러 대학에서 모인 대학생들이 최소 1년씩 활동한다. 매해 여름, 겨울 두 차례에 걸쳐 새로운 기수를 모집한다. 현재는 18기 기자를 모집 중이다.
‘바람’에서 주로 생산하는 콘텐츠는 기사와 팟캐스트다. 크게 보아 ‘대학가’, 지속가능 외신을 번역해서 올리는 ‘세계시민’, 사회적 기업 또는 협동조합을 취재하는 ‘사회적 경제’ 등의 기사가 산출된다. 특히 ‘세계시민’에서는 2014년 출범한 ‘지속가능 청소년단(SARKA) 리포터’들과 협력하여 영어는 물론 프랑스ㆍ중국ㆍ일본어로 된 각국의 지속가능 외신을 번역해 기사로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100여명의 SARKA 리포터들이 한 달에 한 편 기사를 번역하고 대학생들이 교열하여 기사가 완성된다. 지난해에 약 350여 개의 기사가 올라왔으니, 하루에 한 편 꼴로 해외 지속가능 지속가능 소식을 국내에 전한 셈이다.
‘바람’ 기자로 활동하는 공인영씨(21·숙명여대)는 “지속가능 키워드와 관련해서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접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보게 되니까 좋았다”며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가능을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놀라웠고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가’ 섹션에서는 대학생들의 관심사를 기사화한다. 물론 아이템 선정이나 취재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다. 학내 소식, 학생회 활동 관련 뉴스, 대학생 인터뷰 등이 주로 올라온다. 최근 연재하는 기사로는 대.동.맛지도(대학생 마음을 동하게 한 맛지도)가 있다. 대학가 주변 싸고 맛있는 음식점을 직접 찾아가 보고 인터뷰해 만든 기사이다.
‘사회적 경제’ 섹션에서는 사회적 기업 또는 협동조합을 취재하여 주로 인터뷰 형식의 기사를 발행한다. 그동안 바람이 취재한 사회적 기업ㆍ협동조합의 수는 100여 개에 달한다. 최근에는 ‘지속가능금융’을 표방하는 ‘동작신용협동조합’ 대표를 만나 인터뷰했다. 바람이 지향하는 바와 밀접하게 맞닿는 섹션인 만큼, 신입 기자들은 모두 한 편 이상의 사회적 기업ㆍ협동조합 인터뷰 기사를 써야 한다. 이밖에도 칼럼, 서평, 감상문, 여행기 등 자유로운 형식의 대학생 기자들의 글이 ‘지속가능 바람’에 소개되고 있다.
‘바람’은 직접 팟캐스트를 제작해 팟캐스트 포털 사이트 ‘팟빵’을 통해 업로드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팟캐스트는 ‘개.자.식’(‘개소리 말고 자라 시끄럽다’의 줄임말)으로, 대한민국 청년들의 목소리를 ‘쌍욕’과 함께 전달한다는 것이 방송 취지다. 함께 제작하는 다른 팟캐스트로는 안치용 바람 이사장의 ‘오래된 책방’, 지속 가능을 위한 청년들의 목소리 ‘지상청’ 등이 있다.
한 학기동안 팟캐스트를 제작한 김동연씨(22·성신여대)는 ‘바람’의 팟캐스트가 “정제되지 않은 20대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며 “20대가 제작하는 20대를 위한 방송”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접 라디오 방송을 제작해 보는 건 듣는 것과 달리 특별한 경험”이라고 덧붙였다.
바람 웹진에 올라가는 기사들은 뉴스토마토 ‘Young&Trend’ 섹션에서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협동조합 언론 프레시안의 언론네트워크에 참여한 올 초부터는 기사 일부를 프레시안 지면을 통해서 발행한다.
‘바람’은 현재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5년 6월 4일 출범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는 국내 12개 사회책임 관련 시민사회단체 및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연합체다. KSRN은 뉴스토마토와 제휴하여 매주 ‘사회책임’ 섹션을 발행하는데, ‘바람’ 기자들이 종종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바람’은 사회책임을 이야기하는 단체와의 협력에도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SR코리아와 함께 서울시내 25개 주요 도서관 실내 공기질 측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바람’ 소속 기자들로 이루어진 대학생 조사단 20여명이 각자 살고 있는 동네 근처 도서관의 공기질을 측정하고 비교ㆍ조사하였다. 이번 활동에 참여한 송윤아씨(25·서울시립대)는 “평상시에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며, “직접 간이측정기로 공기 질을 측정해보니 새삼스럽게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사회책임 협력의 일환으로, ‘바람’ 기자들은 작년 하반기 서울 금천구에서 열린 사회책임 토크콘서트에 패널로 참여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안병훈 카이스트 명예교수 등이 강연을 맡았으며, ‘바람’ 기자들은 대학생 패널로 참여해 사회책임 이슈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토론하는 기회를 가졌다.
‘바람’은 이밖에도 사회전반에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대학생 가치조사’,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지속가능 캠프’ 등 지속가능과 사회책임 관련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바람’ 기자 윤호연씨(23·고려대)는 성 소수자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바람’의 장점에 대해 묻자, 그는 “다른 대외활동이 스펙 또는 인맥 등을 얻기 위한 수단처럼 여겨졌던 반면, 바람은 그렇지 않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편집장 송은하씨(22·연세대)는 “‘바람’이 뚜렷한 목적과 방향성을 가지고 자유롭게 기사를 쓰는 모습에 끌려 지원하게 됐다”며 “매주 모이고 회의하고 토론하며 기사를 배우고, 또 별도 고전읽기 모임을 통해 지식을 키우고 저술에도 함께 참여해 짧은 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로공단 역사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제작된 팟캐스트 ‘가리봉 다실’을 진행하며 구로공단의 역사와 공단 중심의 사회가 나아갈 방향성 등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지속가능 바람’의 설립부터 현재까지 함께하고 있는 ‘유일한 기성세대’인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안치용 이사장은 “‘바람’은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한 사회로 이행케 하는 여러 가지 가능성 중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며 “청년들과 함께 작은 변화를 쌓아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8일 서울 금천구 기업시민청에서 열린 사회책임 토크콘서트가 끝난 뒤 패널ㆍ진행 등 지속가능 바람 기자단 참석자들이 강연자인 안병훈 카이스트 명예교수, 진행자 안치용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지속가능 바람
조응형 KSRN 기자
편집 이동형 집행위원(www.ksr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