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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힐러리의 기후변화 정책,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입력 : 2016-06-13 오전 6:00:00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역사적 책임이 가장 큰 나라 미국. 하지만 역설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행보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 이 국가가 오바마 취임 이후 변화된 것은 인류에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바마는 재임기간 동안 항공기 탄소배출량 규제를 추진하거나 주요 대기업이 정부와 온실가스 배출 감소 협약을 맺도록 유도하는 등 꾸준히 기후변화 문제를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왔다. 또한 ‘발전소 탄소배출 규제 구상’을 구체화해 발표하기도 하고, 파리협정에서 중국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 과연 미국이 인류의 재앙으로 지목받고 있는 기후변화의 수호자로 변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 차기의 세계 리더로 유력한 힐러리는 어떠한가? 그녀는 "대통령이 되면 전 가정이 사용할 ‘클린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생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4년 이내에 미국의 태양광 발전량을 현재 대비 700%로 늘리겠다고 약속했으며, 태양광 패널을 미국 전역에 5억 개 이상 설치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 비중을 미국 전체 전력생산량의 3분의 1로 높이겠다고 했다.
 
이런 힐러리의 기후변화 공약에 대해서 미국인들은 63%의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기후변화 공약지지 30%) 트럼프의 극단적인 정책에 신물이 난 공화당의 ‘큰 손’이자 석유 재벌인 찰스 코흐마저, 힐러리를 지지할 수도 있다고 밝히자 힐러리는 트위터에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지지에는 관심이 없다’고 당차게 거부해, 그녀의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이 일관됨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힐러리의 의지와 정책이 의심받고 있다.
 
많은 환경전문가들과 사회책임투자자들이 반대하는 ‘키스톤 XL 송유관 프로젝트’(캐나다 서부 앨버타 주의 오일샌드에서 원유를 채취할 경우 막대한 환경파괴와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되고, 미국 텍사스 정유공장까지 2700km의 송유관 건설에 막대한 환경파괴가 예상되고 있다)의 찬성여부에 대한 입장을 오랫동안 밝히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반대의사를 밝힌 것도 비판받지만, 힐러리가 이미 국무장관 재직당시(2010년)에 이 프로젝트를 지지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술 더 떠, 최근에는 캐나다의 토론토 도미니온(TD) 은행이 힐러리가 국무장관에 취임한 직후 그녀의 남편인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에게 강연을 요청해 거액의 강연료를 지급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은행은 이전에는 빌 클린턴에게 한 번도 강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스캔들의 핵심은 당시 TD은행이 미국 국무장관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키스톤 XL 송유관 프로젝트'의 가장 큰 투자자였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트럼프는 힐러리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우고, 그렇지 않아도 힐러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진실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아직 사퇴하지 않은 민주당의 진보적 대선후보인 샌더스 또한 “힐러리가 기후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 탄소세 부과 지지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힐러리가 자신의 기후 공약으로 타격을 받게 될 석탄 산업을 연방정부가 앞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한 것은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꼬집고 있다.
 
이런 비판과 의심이 정치인들에게서만 제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의 환경전문가들은 그녀의 정책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서 너무 느리고, 작은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중에서 제임스 한센이 가장 비판적이다. 그는 이미 미국이 2012년에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 되었는데, 화석연료 요금을 올려서 소비를 억제하지 않는 등과 같은 수요관리 정책은 없고, 태양광 판넬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과 같은 에너지 공급 중심의 정책처럼 효과도 미비하고 실제 온실가스 억제까지 수많은 세월이 소요되는 비본질적 대안만을 나열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힐러리의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33%는 겨우 오바마의 정책보다 8%p정도만 증가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그녀가 자국에 대한 정책뿐 아니라 온실가스 대량 배출국인 중국, 인도 등과 함께 글로벌 분석을 하고 그들이 화석연료의 비중을 급격히 줄이도록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처를 대선 공약의 핵심으로 내세운 힐러리, 과연 그녀는 지구를 기후변화로부터 지켜낼 수호천사가 될 것인가? 현재의 정책으로는 너무 과대 포장되어 있다라는 생각은 필자만의 것일까?
 
박주원 CSR서울이니셔티브 운영위원장 
손정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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