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은석 기자]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상시 개방 업무지시에 따라 지난 1일 4대강 총 16개 보 중 6개 보 수문을 열고 상시 방류를 시작했다.
하지만 저수지의 전국 평균 저수율이 평년보다 낮은 61%를 기록하는 등 충남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가뭄이 전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기상청도 올 여름 장맛비마저 적게 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는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보 개방수위를 조절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보 일부 개방으로는 녹조현상이 해소될 수 없다며 전면 개방을 주장하는 환경·시민단체와 모내기철 가뭄에 농업용수가 부족한데 보 개방은 안된다는 농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환경·시민단체는 보 상시 개방 차체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수위 조절 없이 전면 개방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보 수문을 연지 닷새 만에 낙동강에서 올들어 첫 녹조가 관측된 점을 근거로 수위 조절을 통한 개방은 의미가 없다며 전면 개방을 주장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달성보와 합천창년보 사이에서 선명한 녹조띠가 관측됐다. 이번 녹조는 1일 4대강 보 수문을 양수제약 수위까지 열었지만 끝나자마자 나타난 현상으로 낙동강 유속과 녹조의 상관관계를 그대로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찔끔 방류하고 보 수문을 닫아버리면 녹조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다. 수문을 전면 개방해 유속을 되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모내기와 가뭄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동시에 떠안은 농민들은 가뜩이나 부족한 농업용수가 보 개방으로 더 줄어들 것 이라는 불만을 터뜨렸다.
보 주변 농민들은 물 한 방울이 아쉬운 모내기철인 데다 가뭄이 극심한 상황에서 물을 흘려 보내는 게 이해가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일부 농민들은 물을 흘려보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집단행동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야심차게 추진한 4대강 보 상시개방이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골치를 앓는 모습이다.
정부는 녹조 등 수질문제 해결을 위해 수문 개방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직면한 가뭄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물 사용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행 가능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서두른 나머지 불필요한 오해나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지혜로운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