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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 수문 추가 개방해야 하는데…환경부, 가뭄 때문에 '고심'
올 녹조 확산 속도 빠르지만…농업용수 확보 문제도 중요
입력 : 2017-06-20 오후 4:01:52
[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이달 1일부터 4대강 보 개방이 시작됐지만 때이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가뭄의 영향으로 상시 개방한 4대강 보의 수문을 더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남을 제외한 내륙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대구와 청도·김천·의성·칠곡 등 경상북도에는 폭염경보가 내려졌고, 서울과 세종, 경기 등 나머지 지역은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이날 전국 평균 최고기온은 평년 대비 3∼4℃ 이상 높은 33℃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오는 24일쯤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장마 역시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예보돼 메마른 날씨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현재까지 강수량이 평년의 60%에 미치지 못해 가뭄피해가 심각한데 6~7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한동안 비 예보가 없는 만큼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녹조는 매년 발생해 왔지만 특히 올해는 이 같은 기상 상황으로 지난해에 비해 확산 속도가 빠르다.
 
조류경보 첫 발령일은 2015년엔 6월 2일, 2016년엔 5월 31일, 올해는 6월 7일로 최근 3년 사이에 가장 늦었는데도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낙동강 강정고령 지점 조류경보가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같은 날 창녕함안 지점에는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녹조 원인물질인 남조류 개체 수가 ㎖당 1000개체 이상이면 관심, 1만개체 이상이면 경계 단계로 분류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강정고령보는 지난달 29일 ㎖당 남조류 개체 수가 3800여 개 였지만 12일 기준 5만1500개로 13배 급증했다. 특히 달성보 구간은 26만3805개를 기록해 4대강 사업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 낙동강에 있는 보 8곳 가운데 상류에 있는 상주보·낙단보·칠곡보를 뺀 5곳과 금강 공주보·세종보, 영산강 죽산보에 조류경보나 수질예보상의 관심 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또한 18일부터는 한강 하류부에서 녹조가 발생했다.
 
녹조가 빠르게 확산되자 환경단체들은 일정 수위에 맞춰서 하는 보 개방으로는 녹조를 막을 수 없다며 상시 개방한 6개 보의 수문을 더 열고 다른 보도 상시 개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모내기철 용수 부족을 우려해 양수제약수위에 맞춰 수문을 개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 1일 4대 강 보의 수문을 열어 양수제약 수위까지 수위를 낮춘 후 수위저하가 끝나자마자 녹조가 발생했다"며 "'찔끔 방류'하고 다시 수문을 닫아거는 수준의 조치로는 녹조 창궐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황인 만큼 보를 전명개방해 더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올해 녹조가 빠르게 확산되는 원인이 보 수문 개방이 적기 때문이 아니라 연일 이어지는 더운 날씨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뭄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최근 녹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보의 수문 개방과는 무관하게 때이른 무더위와 가뭄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녹조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총인관리를 실시하고 월 1회였던 수질검사를 주 2회로 늘려서 실시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식수에 문제가 없도록하기 위해 취·정수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보의 추가 개방은 농업용수 확보 등의 문제가 있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이 된다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1일부터 4대강 보 개방이 시작됐지만 연일 때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녹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가뭄의 영향으로 상시 개방한 4대강 보들의 수문을 더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상황이다.사진/서울환경운동연합
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임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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