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우리나라 가구 3곳 중 1곳은 노후 대비 연금으로 공적연금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60대 이상 자영업자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채 은퇴 연령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경영연구소 산한 골든라이프연구센터가 20~74세 성인 2000명(가구주)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연금 가운데 공적연금만 보유한 가구가 전체가구의 27.7%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60대 이상 자영업자로 월평균 소득은 3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어떠한 연금에도 가입돼 있지 않다는 응답자도 4.7%가 있었으며 주로 저소득 1인 가구에 해당했다. 여성과 20대 및 70세 이상, 1인가구, 월소득 300만원 미만 등 취약계층 가구가 상대적으로 연금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더구나 이번 조사는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을 뺀 것이어서 전국을 대상으로 할 경우 노후대비가 취약한 가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적연금에만 가입해 있는 가구는 60대 이상이면서 자영업자, 월평균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가 많았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을 동시에 가입해 있는 가구는 17.2%로 20~40대의 사무직과 생산직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으며, 월평균소득은 300만원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30~50대의 전문직 및 관리직 등이 많았고, 월평균 소득도 500만원 이상이었다.
KB경영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연금보유에 따른 유형을 분류해 ▲여력부족형(공적연금만 가입) ▲관심부족형(공적연금과 퇴직연금만 가입) ▲종합지향형(공적연금과 개인연금만 가입) ▲절세지향형(공적연금과 퇴직연금, 세제적격 개인연금에 가입) ▲연금종합형(모든 유형에 가입) 등으로 나눴다.
황원경 센터장은 "20~30대 젊은층은 노후를 먼 미래로 생각하거나 경제적 여력이 적어 노후준비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시기를 놓치지 말고 노후재무설계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조금씩이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행복한 노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무엇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건강'이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돈'(30.4%)과 '인간관계'(12.5%) 등이 뒤를 이었다.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는 의식주 등 기본생활을 해결할 수준의 '최소생활비'로 평균 177만원을 꼽았고, 어느정도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적정생활비'로 251만원을 들었다.
서울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에서 노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