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의 인기가 시들하다. 합병을 성사하지 못하면서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스팩들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활황인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한 스팩은 총 5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스팩 3개도 1개월 이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로 넘어간다.
지난 2009년 국내 시장에 도입된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다. 상장 후 2년 6개월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며, 실패하면 1개월간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상장폐지 된다.
현재까지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스팩은 교보5호스팩과 케이비드림3호스팩, 케이비제8호스팩 등이다.
스팩은 상장하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 일반투자자 청약 등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공모금액을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지고, 공모시장이 활황을 이루면서 직상장을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공모금액이 달라지는 일반 상장에 비해 합병 자체로 확정된 자금을 취득할 수 있는 장점이 오히려 스팩 상장을 꺼리게 되는 이유가 됐다“며 ”직상장 공모 절차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더욱 입증 받으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실제 스팩 합병에 따른 상장 승인이 난 기업도 줄고 있다. 25일 기준 1년 동안 스팩합병 상장 승인은 5건에 불과하다. 이는 전년(2016년 2월25일~2017년 2월25일) 승인 건수 15건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한편 코스닥 IPO 시장 분위기는 뜨겁다. 올해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은 씨앤지하이테크, SG, 배럴, 링크제니시스, 카페24, 알리코제약, 아시아종묘, 동구바이오제약, 엔지켐생명과학, 오스테오닉 등 10개사다.
올해 초부터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한 스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