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과기정통부, 8VSB에 데이터홈쇼핑 허용 '고심'
PP·시민단체 반발…홈쇼핑 채널의 시청권 침해 지적도
입력 : 2018-03-11 오후 3:41:4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8VSB에 데이터홈쇼핑 편성을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 중이다. 8VSB는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셋톱박스 없이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전송방식이다.
 
과기정통부는 당초 케이블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1월 중 허용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반채널사용사업자(PP)와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 시청자 채널 선택권 보장을 위한 방송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과다한 홈쇼핑 채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걸림돌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14년 디지털 방송 확대를 위해 SO에 8VSB 송출을 허용했지만, 8VSB에 데이터홈쇼핑을 편성하는 것은 불허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말 SO들이 8VSB의 데이터홈쇼핑 편성 허용을 요청하면서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이미 유료방송의 과도한 홈쇼핑채널 편성 문제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의 데이터홈쇼핑 허용은 다양한 방송을 볼 수 있는 시청자 권리를 박탈하고, 수신기 설치 부담 없이 가입자를 확대해 송출수수료 수익을 높이려는 사업자 우선 정책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11일 “기존에도 시청률이 잘 나오는 40번대 이하 채널에 이미 17개 홈쇼핑이 난립해 있어 시청자 불만이 컸다”며 “데이터홈쇼핑 허용은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침해받고 다양한 콘텐츠 접근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문제에 관련 사업자 의견만 수렴할 뿐 시청자나 시민단체들의 의견 청취가 없다”며 “왜 돈을 내고 유료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는 협의 대상에서 번번이 제외되는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일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황금채널 대역(40번대 이하)에 홈쇼핑 채널은 평균 6개에서 14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2016년 데이터홈쇼핑 10개 사업자가 모두 재승인을 받아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O들은 8VSB에 데이터홈쇼핑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8VSB 이용자들의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SO 관계자는 “이미 유료방송 상품에는 데이터홈쇼핑이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8VSB라는 특정한 기술방식에만 이를 제한한다면 오히려 차별이고 8VSB 시청자의 시청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홈쇼핑 채널이 추가되면 PP 채널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케이블TV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기존 아날로그 가용대역이 늘었고, 그에 따라 채널도 추가로 신설된다”며 “데이터홈쇼핑은 현재 비어있는 채널에 편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계약상 채널이 정해진 상태에서 PP를 배제하거나 채널번호를 뒤로 미루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업자들의 데이터홈쇼핑 허용 요청이 있어 검토 중인 단계다. 시민단체나 채널사용사업자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청자, PP 보호방안을 사업자들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유료방송 내 홈쇼핑 운영실태 진단’이란 주제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사진/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안창현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