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앞으로 징검다리론 등 서민대출이용자와 소년소녀가장, 한 부모 가정에 대한 은행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가 전액 면제된다. 정부가 저소득층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은행 ATM 수수료 감면 등 금융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은행권이 취약계층에 대한 ATM수수료 인하 정책을 시행한다. (왼쪽부터) 홍재문 은행연합회 전무, 손태승 우리은행장, 제윤경 의원,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최훈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이 우리은행에서 ATM수수료 인하 시현을 한 후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백아란 기자
금융위원회는 2일 서민대출상품 이용자와 사회 취약계층의 은행 ATM 수수료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면제 대상은 새희망홀씨와 징검다리론, 바꿔드림론 등 정책서민대출을 이용하는 고객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한 부모 가정, 탈북 새터민, 결혼이민여성과 같은 사회취약계층이다. 대상자는 자행 ATM을 이용한 자금이체와 현금인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번 방안으로 약 60만명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며, 연간 97억원 수준의 수수료 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금융위원회는 내다봤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ATM 수수료와 같은 소액의 금융비용은 자칫 소홀하게 다루어질 수 있지만, 서민 금융부담 완화의 첫 걸음은 이처럼 작지만, 일상적인 부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서민층 ATM 비용 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은행의 각종 서비스 비용은 그 어떠한 시장가격보다도 시장신뢰가 중요시되는 만큼, ATM 수수료 체계의 합리성에 대해서도 찬찬히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도 수수료 인하에 힘을 보탰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우리은행에서 열린 ATM수수료 인하 행사에 참석해 “ATM수수료가 은행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며 “은행이 결단을 내리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더 큰 만족을 주고, 금융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에서는 고객을 대상으로 ATM수수료 인하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ATM 수수료 부과체계 등을 점검하고 있는데다 모바일 뱅킹 등의 활성화로 자동화기기가 줄어들며 관리 비용도 축소됐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IBK기업·씨티·SC제일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ATM과 CD기 등 자동화기기는 전년(4만4246개)보다 1936개(4.61%) 줄어든 4만44개로 조사됐다.
이에 발맞춰 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GS리테일, 노틸러스효성과 손잡고 GS25편의점에서 '우리은행 ATM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영업시간 내 인출 수수료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으며, 영업시간 이외나 타행 이체 시 수수료는 절반 이상으로 낮아졌다.
신한은행 또한 GS25에 설치된 ATM에 대해 영업점 ATM과 동일한 조건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ATM수수료를 감면해주고 있다.
이밖에 한국카카오은행은 ATM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30일까지로 연장 했으며, 케이뱅크는 GS25 편의점과 우리은행 CD·ATM에서 계좌 입출금 및 이체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ATM수수료 인하 뿐만 아니라 청년일자리 창출 등 포용적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