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진영 기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이 다소 증가했지만 담보대출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국내은행 기업대출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의 원화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6%로, 전년 말(33.2%)보다 하락했다. 신용대출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결국 담보나 보증서 위주의 영업이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의 비중이 다소 늘었다. 지난해 국내 기업대출 중 부동산·임대업의 비중은 20.0%로 지난해(18.7%)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제조업은 39.8%에서 39.0%로 0.8% 포인트 하락했는데,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부동산·임대업의 비중이 27.1%로 높아지며 제조업 비중(30.1%)에 근접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와 대기업 대출의 감소세가 지속돼, 은행권의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이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대기업의 경우 은행권 대출이 3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과 내부유보금을 활용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중소기업의 경우 정책적 관심이 커지면서 대출 순증액도 전년의 30조5000억원에서 41조6000억원으로 약 11조원 증가해 지난2013년부터 시작된 중소기업 대출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개인사업자 대출의 비중은 2012년 38.8%에서 지난해 45.7%로 증가세를 이어갔는데, 미래전략연구소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고 수익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기업금융(대출금+채권) 총 잔액은 1621조원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으나, 장기적으로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금융 잔액이 증가한 까닭은 투자 증가 및 수출 호조 등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늘어나면서 기업금융시장이 전년에 비해 다소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2008년 이후 기업금융잔액 평균증가율(5.1%)에 못 미쳐 둔화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국내은행의 2017년도 기업대출 순증액은 28조원으로 전년(21조원)대비 확대됐으나, 가계대출 순증액 규모(38조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미래전략연구소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대체운용 및 기업신용위험 완화 등으로 기업대출 증가폭이 전년대비 소폭 확대됐으나, 여전히 가계대출 순증액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중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개인사업자 비중이 높고 담보위주의 대출이 심화되고 있어 여전히 위험회피 성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1일 KDB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국내은행 기업대출 특징’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들의 원화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1.6%로, 전년 말(33.2%)보다 하락했다. 사진/뉴시스
양진영 기자 cam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