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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 국제기준 준수?…'삼성바이오' 논란 장기화 조짐
금감원·삼성바이오 정면충돌…심상정 "삼성물산 합병 위한 것"
입력 : 2018-05-02 오후 6:40:19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적법성을 둘러싼 금융당국과 회사의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린데 대해 회사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계가 이루어졌다고 반격에 나섰다. 회사측은 최종결과에 따라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회계처리 위반'이라는 금융감독원의 결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호열 CC&C센터장(상무)은 "금감원 감리는 겨우 1차 프로세스가 발표된 상태고, 향후 거쳐야 하는 프로세스가 많은데 단정적으로 분식회계라는 말로 보도돼 안타깝다. 상장 전 단계에서 금감원의 위탁을 받은 한국공인회계사의 감리를 거치는 등 수많은 전문가가 회계처리에 대해 들여다봤다"고 주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국제기준을 따른 것으로 인정받았고 당국이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았는데 이제와서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전날인 1일 금감원은 1년여간 시간을 끌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가 있다고 잠정 결론내렸다. 금감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조치사전통지서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 회사의 감사인이었던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조치사전통지란 금감원 감리 결과 조치가 예상되는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전에 위반사실과 예정된 조치의 내용 등을 안내하는 절차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방의 핵심은 201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해, 흑자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개발 신약이 유럽 승인을 받은 후였다. 이로 인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는 2900억원에서 4조8800억원대로 급증했고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전환했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회사 바이오젠이 향후 콜옵션(49.9%까지 주식을 취득할 권리)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었다. 이를 반영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했다. 종속회사 보유지분은 장부가액으로 평가받지만 관계사가 되면 공정가액으로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그러나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참여연대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특혜상장했다고 비판한다. 심 의원은 이날 특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회계부정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진 원인 중 하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이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2조원 이상의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식으로 수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감사조서에 유럽에서 신약 승인에 따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지 않다. 외부감사에서 몰랐거나, 사후에 근거를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금감원이 이번에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제동을 건 것은, 당시 신약 승인이 회계기준을 변경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일각에서는 시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은 "회계처리가 문제가 된다면 당국이 아닌 투자자가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연기금이나 사모펀드 등이 주총을 통해 문제를 제시하고 해결을 돕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만4000원(17.21%) 빠지면서 40만4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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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 중국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자간담회.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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