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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사고, 내부통제 미비·전산시스템 관리부실 때문"
입출고 순서 뒤바뀌고 예탁원 확인 없이 매도 가능…"기본적 업무 프로세스 위반"
입력 : 2018-05-08 오후 5:30:3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지난 4월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입력 사고는 내부 통제 미비와 전산시스템 관리 부실이 누적된 결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대형 금융사고라는 점에서 최대한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입출고 순서가 뒤바뀐 우리사주 배당시스템과 예탁결제원의 확인도 없는 상태에서 매도가 가능했던 실물주식 입고시스템의 문제는 증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삼성증권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동일한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사주 배당이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 처리 이후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하는 순서로 처리되도록 프로세스가 뒤바뀌어 있었다. 정상적인 경우 우리사주 배당 업무는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한 후에 동일한 금액·수량이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 돼야 했다.
 
이 때문에 발행 주식총수(약 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주식(약 28억1300만주)이 입고돼도 시스템 상의 오류 검증 또는 입력 거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올해 1월 주전산시스템 교체를 추진하면서도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에 대해서는 오류검증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사주 배당업무와 관련된 업무 매뉴얼도 전혀 없는 등 업무처리의 기본적인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분류상 우리사주 관리 업무는 총무팀의 소관임에도, 실무적으로 증권관리팀이 처리하는 등 업무분장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대응도 미흡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법상 반드시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금융사고 등 우발 상황에 대한 위험관리 비상계획'을 삼성증권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번 사고에 대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조치를 하지 못했다.
 
사내 방송시설, 비상연락망 등을 갖추고 있지 않아 전체 임직원에 대해 신속하게 사고 내용 전파 및 매도금지 요청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삼성증권의 주식매매시스템 전반을 점검한 결과, 대부분 업무 처리는 절차상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고객의 실물주식 입고 업무 절차상 예탁결제원의 확인이 없이도 매도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이번 배당 사고와 유사하게 위조주식이 거래될 가능성이 상존했던 셈이다. 정상적인 경우 실물 입고된 주식의 진위성에 대해 예탁결제원의 확인을 받은 뒤에, 고객의 주식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전산시스템 계약상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삼성증권은 전체 전산시스템 위탁계약의 72%(2514억원)를 계열회사인 삼성SDS와 체결했고, 계약 중 수의계약의 비중이 91%를 차지하는 등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도 있었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삼성SDS와 체결한 수의계약 98건이 모두 단일견적서만으로 체결됐고, 수의계약의 사유도 명시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에서 발견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및 '전자금융거래법' 등을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관계 법규에 따라 회사측과 관련 임직원을 최대한 엄정하게 제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제재를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증권 사고는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조치가 이뤄진다. 또 배당사고 발생 후 고의적으로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직원 21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개선·보완사항은 제재절차 이전에라도 삼성증권이 자체적으로 신속하게 정비하도록 하고, 사후에 그 결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앞서 삼성증권 배당 사고와 관련해 당초 검사원 8명이 7영업일의 일정으로 검사할 계획이었으나, 사실 관계를 철저하고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검사원을 11명으로 확대하고 검사기간도 16영업일(4월 11일~5월 3일)로 연장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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