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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정상화' 논쟁…건설 일자리 해법도 미궁
업계는 적자공사 울상 vs 시민단체는 예산낭비 불신…“절충방안 강구해야”
입력 : 2018-06-20 오후 2:47:5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건설업계가 생계와 현장의 안전을 위해 공공공사 공사비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불신의 시선도 만만찮다. 하도급이 원도급에 착취되는 업계구조상 공사비 수혜가 골고루 퍼지지 않아 결국 예산낭비라는 비판이다. 그 속에 건설업 일자리 지표는 악화되고 있어 보완책을 통해서라도 수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국민경제 비중이 크고 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가 높아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다. 하지만 국내에선 공사비 부족으로 지속적 수익성 악화 및 건설현장 안전, 고용여건 악화 등 위기감이 팽배하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건설현장의 내국인 일자리가 줄면서 비숙련 외국인력 대체도 심화되고 있다. 건설산업 수익성 저하는 하도급, 자재, 장비 등 연관산업 경영 전반을 악화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도 저해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공공 건설공사의 적정 공사비 지급을 위해 낙찰률을 현재보다 10% 이상 상향하는 등 대책을 청원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은 원도급 영리법인 건설업체들이 잇속을 챙기기 위한 의도일 뿐이라며 불신을 표한다. 전날 경실련은 정치권과 정부가 여기에 굴복하면 연간 7조원 예산이 낭비될 것이라며 건설업계 요구를 비판했다. 경실련은 건설등록업체 수 증가추이로 볼 때 대한건설협회가 자체 조사한 129건 중 37.2%(48건)가 적자공사라는 분석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사비를 부담하는 국민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도 실행내역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받으라는 반론이다.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선 공사비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안전관리체계 문제라며 적자공사가 원인이라면 십수조원 해외공사 적자 현장에서는 안전사고가 넘쳐났어야 한다고 반문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 증가는 불법취업을 방조해온 행정부 책임으로 돌렸다.
 
경실련은 특히 낙찰하한률을 7~10% 상향한다면 원도급 이득만 증가시킬 뿐이라고 봤다. 우리나라 건설공사 생산구조는 착취구조로 원도급이 많은 공사비를 챙겨도 건설노동자까지 전달되지 않고 차액으로 인한 부당이득만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그러면서 “건설업체들이 기술개발 등 원가절감 노력은 전혀 없고 오로지 혈세로 이익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만 하고 있으며 정책관료와 정치권이 세금 낭비에 동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편으로는 최근 건설업 일자리 지표가 악화된 것과 동시에 사회 양극화 지수도 나빠져 SOC 예산을 삭감한 부작용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업 취업유발계수는 제조업보다 약 5.16배 더 크고 한국노동연구원 조사 결과, 노동소득분배율도 건설업(0.962)이 제조업(0.550), 정보통신업(0.633), 보건 및 사회서비스업(0.786)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5년 기준 건설업 등록 기업체 수 총 6만7897개 가운데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 구분되는 1000억원 미만의 업체 수가 전체 99.6%였다. 건설업 불황과 양극화 지수 개연성을 보여주는 통계치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4차산업 일자리 등 양질의 일자리 전환도 중요하지만 건설업 일자리에서 이동하는 완충시간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를 위해 공사비 책정 투명성을 높이고 혜택이 하도급 근로자까지 돌아가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 등 예산증액 반대여론도 만족시키는 절충안을 꺼내야 한다는 조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은 수익이 남지 않아 이미 공공공사에서 발을 뺐고, 밑단 업체들은 인력을 유지할 수단으로 할 수 없이 수익 없는 일감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자리 감소는 더 밑단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공공공사 원가율이 90%후반대에 머물러 땅을 파다 암반이 발견되는 등 조금의 변수에도 적자 내기 일쑤”라며 “그럴 경우 손실을 매울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사비 정상화 탄원 및 전국 건설인 대국민호소 대회 선포 건설관련 22개 단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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