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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제조업이다)공정 혁신이냐 일자리 유지냐…한국 제조업 현주소는?
입력 : 2018-07-1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한국도 제조업 혁신에 동참하고 있다. 전통적 제조업인 자동차, 조선, 철강, 건설기계 등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며 첨단공정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동 중심의 산업에서 탈피한다는 계획이지만 대규모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기아차는 이달부터 화성공장에 무선통신 시스템을 적용하고 생산 중인 차량, 설비, 부품, 공구 등 생산공장 내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오류를 수정 중이다. 해당 시스템은 향후 현대·기아차 모든 공장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부품의 바코드에 통신 칩을 심는 '스마트 부품 태그’ 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자율생산'이 가능해진다. 조립 중인 차량 스스로 주변 설비와 통신해 부품을 알아서 장착하는 원리다.
 
기아차 화성공장 쏘렌토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현대중공업은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통해 선박의 에너지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엔진, 프로펠러 등의 가동 정보를 모니터링한다. 현대건설기계는 ICT 및 AI(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굴삭기를 개발 중에 있다. 연내 굴삭기 작업장치의 자세 및 위치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내년에는 이 기술에 기반해 특정 작업 반자동화가 가능한 기술을 선보인다. 회사 측은 "측량 작업과 불필요한 조작을 제거해 공사 비용과 시간을 혁신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작업 장치가 지정된 영역 밖으로 움직이는 것을 제한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며 "자율 작업 굴삭기도 곧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인공지능 제철소로 탈바꿈하는 중이다. 포항제철소 2고로의 경우 과거에는 석탄과 철광석 품질을 수동으로 샘플 측정했지만, 현재는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용광로 내부 쇳물 온도 역시 과거에는 사람이 쟀지만 지금은 사물인터넷 센서를 활용한다. 이와 함께 포스코는 GE와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사업화도 추진한다. 양사는 포항제철소 5호기 발전설비에 대한 테스트를 거쳐 연말까지 모듈 개발 및 적용성을 검증한다. 이를 통해 제철 설비는 물론 관련 후방산업 전반으로 도입해 나갈 계획이다.
 
제조업은 한국 GDP의 30.4%(2017년말 기준)를 차지하는 뿌리산업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에 따르면 제조업은 민간부문 연구개발(R&D)의 80%, 생산성 향상의 40%를 창출한다. 하지만 자동차, 조선 등 주력 업종은 계속된 업황 부진에 과거와 달리 대규모 일자리를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조선업 등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상용근로자수는 2015년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11분기 연속 감소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역시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는 2016년 4분기부터 계속 고용 규모가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업 공정이 ICT와 결합해 첨단공정으로 진화할 경우 더 많은 일자리가 축소될 수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제조업 혁신이 향후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아울러 제조업 혁신이 효과를 내려면 10년 이상 장기간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만을 꾀하던 기존 사업 전략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 다보스포럼 기간 중 발표된 'UBS 보고서'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순위를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보다 낮은 25위로 매겼다. 노동시장의 유연성(83위)이 취약점으로 지목됐다. 곽창호 포스코경영연구원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전략을 근거로 "경제와 산업 전반에 혁신의 마인드와 인프라를 구축해야만 제조업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황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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