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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비은행 키우기'에 증권이 효자노릇
증권 실적 기여도 높아…보험·카드 업황 불투명
입력 : 2018-10-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전통적인 효자 역할을 하던 보험과 카드사의 부진에 비은행 강화를 외치는 금융지주에서 증권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에서 은행과 증권간 협업을 늘려 가면서 증권사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신한금융투자는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금투의 당기순이익은 18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도 1065억원을 기록해 84%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KB증권은 68%(1528억원), NH투자증권 25%(2449억원) 순이었다. 
 
금융지주 전체로 살펴봐도 증권사의 역할은 컸다. 신한, 하나, KB, 농협, BNK, DGB, JB, 한투, 메리츠 등  9개 금융지주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연결 총자산은 2006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보다 5.5%(104조7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금융투자사의 자산 증가율이 13.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은행 4.8%, 보험 2.8% 순이었다. 금융지주의 자산의존도는 금투(9.7→10.5%)가 전년 말보다 상승했다. 이익 기여도에서도 금융투자가 16.5%로 은행 다음을 차지했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규모가 가장 큰 NH투자증권은 지주 이익에 15%를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금융투자 10.17%, 하나금융투자 8.17%, KB증권 7.98% 순이었다.  
 
이런 결과는 증권사가 상반기 좋은 실적을 기록한 데서 비롯됐다. 올해 상반기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조6210억원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570억원)보다 72.5% 급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도 한 몫했다. 
 
지주에서 증권사가 큰 역할을 하면서 지주의 증권사 지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공개(IPO), 기업대출 등 협업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IB 관련 협업도 현재 막혀있지만 규제가 풀릴 경우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이익기여도가 높았던 보험과 카드사는 업권 부진에 은행과 시너지 축소가 불가피하다. 그동안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판매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저축성보험만 판매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판매는 독이라는 지적이다. 
 
은행 우대금리를 앞세운 카드 가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을 통한 신규가입이 많았던 은행계 카드사들은 2~3년 전부터 비용축소를 위해 비대면 위주의 신규고객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예전처럼 은행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 수가 줄어 은행을 통한 신규고객 유입이 많이 줄었다. 
 
각 업권의 미래도 밝지 않다. 보험사는 IFRS17, K-ICS 등 강화되는 재무건정성 규제와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저금리 등의 악재가 겹쳐 실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사 역시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라는 악재가 지속되면서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도 하반기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지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회사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안정적일 것"이라며 "NH투자증권의 경우 부동산 PF에서 지주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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