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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산업결산)프리미엄 전략, 가전에만 통했다
모바일, 글로벌 시장 둔화에 부진 지속
입력 : 2018-12-20 오후 5:55:1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올해 전자업계는 프리미엄 전략에 웃고 울었다. TV와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들을 앞세워 이익 실현을 극대화 했지만, 시장 자체가 정체기에 진입한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모델 출시가 되레 마케팅 비용만 높이는 구조를 낳았다. 이는 곧 기업 실적에도 직결됐다. 가전 부문에서만큼은 신시장 개척과 동시에 프리미엄 전략을 주도적으로 사용한 LG전자가 삼성전자에 압승을 거뒀다. 모바일은 두 회사 모두에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LG전자는 올해도 TV와 생활가전이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2016년 첫 선을 보인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필두로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 결과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진영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도 LG전자엔 호재였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LG전자의 매출은 45조5694억원, 영업이익은 2조62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중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H&A사업본부가 일궈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6852억원, 2조7294억원이었다. 두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10.2%. 5%를 넘기도 힘든 가전 업계에서는 꿈의 숫자에 가깝다. 4분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의 성적을 경신할 것임에도 이견이 없다. 
 
LG전자 가전의 선전은 프리미엄에만 기댄것은 아니다. 건조기,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 무선청소기 등 신성장 제품군을 끊임없이 발굴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LG전자가 새롭게 시장을 형성한 것과 다름 없는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영역에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의류관리기의 경우 올 들어 경쟁사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됐음에도 LG의 '스타일러' 브랜드가 일반 명사처럼 쓰일 정도다. 무선청소기 'A9'은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다이슨의 아성을 무너뜨린데 이어 물걸레 기능까지 갖춰 확장성을 넓혔다. 신시장 개척을 향한 LG전자의 도전은 연중에도 계속됐다. 지난 11월 가구와 가전의 개념을 결합한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오브제를 론칭했다. 이달에는 캡슐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공개했다. 다음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9'에서 일반에 첫 선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LG의 질주를 따라가기 바빴다. 올 들어 14kg·16kg 대용량 건조기,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 등을 연달아 출시했다. 후발 주자로 출발이 늦긴 했지만 대형 건조기로 시장을 확대하는 등 성과도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 가전의 간판인 TV는 '8K QLED TV'를 내세워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를 기점으로 미국, 유럽, 한국 등지에서 출시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4%대에 머물렀던 CE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분기 5.2%까지 상승했다. 4분기에는 6%대까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삼성과 LG 모두 부진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 멀티 카메라와 같이 고사양 기능을 장착한 보급형 모델이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모델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이 모두 전작 대비 흥행에 실패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3분기 기준 한 자릿 수대(9.3%)로 후퇴했다. LG전자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기본기를 강조한 LG G7 씽큐, LG V40 씽큐 등을 내세웠음에도 2015년 2분기 이후 시작된 적자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양사는 모두 대변혁이 예고된 내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등을 노린다. 폴더블폰과 5G 스마트폰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11월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했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LG전자 역시 5G 스마트폰에서는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진 중화권 업체와의 경쟁은 여전한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에서 거의 존재감을 잃은 데 이어 인도 시장에서도 샤오미에 왕좌를 내줬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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