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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해외투자 '속도')②실적 좋은 홍콩법인에 대형사 모두 진출
대형 증권사 모두 진출…글로벌 전초기지
입력 : 2019-0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증권사의 해외법인 중 가장 활발한 곳은 단연 홍콩이다. 실제로 대형 증권사 다섯 곳 모두 홍콩에 진출했으며 몸집을 키우기 위한 증자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대형 증권사 5개사는 모두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동안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베트남 증권사 설립과 증자가 붐을 이뤘고 인도네시아, 인도 등에도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다. 그러면서 아시아 금융허브이자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홍콩법인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이 해외진출 전초기지로 홍콩을 택하는 이유는, 홍콩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력지수 중 금융시장 개발 구성요소 4위로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아시아 지역 진출이 원활한 지역적 특성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이 목표로 하는 먹거리가 해외 위탁매매에서 기업금융(IB) 쪽으로 확대되면서 그만큼 넉넉한 실탄 확보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홍콩은 IB업계 관심종목인 대형 부동산 투자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 홍콩 당국이 부동산대출에 대한 규제를 바짝 조인 영향으로 홍콩 내 대형빌딩 매물이 쏟아지면서 국내 IB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는 실적과 자본 면에서 가장 앞선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작년 3분기 기준 자본이 1조4428억원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305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이 홍콩 글로벌 회장에 취임한 후인 지난 4월말 더센터빌딩의 최종 투자자로 선정되며 홍콩 IB투자 스타트를 끊었다. 더센터빌딩은 홍콩 최대부호인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소유로 홍콩의 핵심 업무지구인 센트럴에 위치한 알짜 건물이다.
 
당시 거래규모는 51억달러(약 5조5000억원) 수준으로 이중 미래에셋대우가 총 3억달러(약 34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에셋대우의 홍콩법인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몽골, 베이징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해외법인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법인에 4억200만달러(약 4500억원)를 증자할 계획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3분기 기준 110억원의 자본금이 4510억원 수준으로 40배 가까이 늘어난다. 한국투자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을 통해 해외 트레이딩센터를 구축해 단계적으로 현지 운용시장에 진출하는 등 홍콩법인을 아시아 금융거점으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NH투자증권 증홍콩법인의 작년 3분기 기준 자본은 2758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홍콩법인에 1억25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홍콩법인 증자는 정영채 사장이 NH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 이뤄지는 해외법인 투자다. NH투자증권은 증자금의 절반 이상을 투자금융부문 강화에 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사모펀드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투자처 발굴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투자증권 회사가 수익 다변화를 통해 전통적 사업영역인 브로커리지 외 부문에서 수익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경영방침을 정했다. 물론 홍콩법인도 같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특히 해외법인도 본사 수준의 사업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KB증권은 2017년 6월 홍콩법인에 8000만달러(약 895억원)를 신규로 투입한 바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KB증권 홍콩법인의 자본은 1118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65억원이다.
 
삼성증권의 홍콩법인은 작년 3분기 기준 자본 260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이 홍콩법인에 힘을 주고 있는 배경에는 홍콩이 아시아 금융시장의 허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홍콩시장에서 경쟁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콩이 해외법인 중 실적이 가장 좋고 성장가능성도 높아 해외진출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홍콩은 이미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아시아 진출의 허브라고 할 수 있다"며 "국내 증권사도 글로벌 IB로 도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홍콩을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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