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의 과잉 공급이 계속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사진은 이라크 바스라 인근에 있는 루마일라 정유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올해 들어 본격 이행됐지만,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로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구조의 펀드들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내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0달러대까지 오르다가 지난해 10월 이후 하락세다. 현재 WTI 가격은 배럴당 46달러선에 거래된다. 그 영향으로 원유펀드는 최근 3개월 사이 최대 40%에 육박하는 손실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집계 기준(ETF 포함)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특별자산ETF'는 3개월간 38.4% 손실을 봤다. '삼성WTI원유특별자산A' 펀드의 손실률도 36.9%에 달한다. 'KB북미생산유전고배당특별자산 A'도 28.8% 미끄러졌다.
하지만, 인버스 펀드들의 수익은 반대로 치솟았다. '삼성KODEX원유선물인버스ETF'는 3개월 사이 53.2% 급등했다. '미래TIGER원유선물인버스ETF'도 10월 이후 5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유가 하락 덕을 봤다.
원유시세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강세다. 원유 인버스형 ETN은 '신한인버스2X WTI원유선물ETN', 'QV인버스레버리지 WTI원유선물ETN', '삼성인버스2X 원유선물ETN' 등이 있다.
ETF와 ETN은 손쉽게 분산투자할 수 있고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가 면제되며,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하기 쉬운 편이다. 유가 하락분의 배 이상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들의 수익률은 더욱 극대화된다. 다만, 지수 방향성에 투자하는 만큼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2배의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는 지난해 12월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회의에서 일일 120만 배럴의 감산에 합의한 바 있다. 이 합의는 연초부터 발효돼 6개월간 적용된다. 새해 첫 거래 가격은 반등했지만, 전망이 밝지는 않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5%(1.13달러) 상승한 배럴당 46.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희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국제유가는 위험자산 회피와 수요둔화에 약세가 강화됐다"며 "OPEC+의 감산 이행과 글로벌 경제 안정 등이 방향성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 반등을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 우려가 필수적으로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