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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사업비 느는데 신계약은 줄어 '영업환경 악화'
작년 1~10월 사업비 8조783억원… 전년보다 9.34% 늘어
입력 : 2019-01-0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생명보험회사의 전체 사업비는 늘어났지만 오히려 신계약 규모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지출만큼 영업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도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전체 생보사 24곳의 사업비는 8조78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조3881억원)보다 9.34% 증가했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 영업을 하면서 지출한 비용을 말한다. 설계사에 대한 수당과 판매촉진비, 점포운영비, 직원급여, 수금비용 등이 포함된다. 
 
생보사들의 사업비는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서면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채 부담이 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증가했다고 분석된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 보험보다 구조가 복잡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도 저축성보험보다 높은 편이다. 또 보험대리점(GA)을 통한 영업경쟁이 치열해면서 GA에 지급하는 수수료 증가도 사업비 증가에 한 몫했다는 평가다.
 
회사별로 보면 대부분 생보사들이 사업비를 늘린 가운데 특히 대형사들의 사업비 지출이 두드러졌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지난해 1~10월까지 쓴 사업비는 1조883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7.78% 증가했다. 한화생명의 사업비도 같은 기간 31.36% 확대됐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사업비를 소폭 늘리는데 그치거나, 허리띠를 졸라맸다. 특히 부폰현대생명은 사업비를 절반으로 줄였다. 지난해 1~10월까지 쓴 사업비는 68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94% 감소했고, KDB생명과 처브라이프생명도 사업비를 각각 31.03%, 12.16% 줄였다.
 
하지만 늘어나는 사업비에 비해 신계약 규모는 되레 감소했다. 지난해 1~10월까지 신계약금은 246조3635억원으로 전년 동기(266조6378억원)에 비해 7.6% 줄었다.

신계약금 감소는 사업비를 줄인 중소형사에서 특히 눈에 띄게 나타났다. 사업비를 반으로 줄인 현대푸본생명은 신계약금도 반토막이 났다. IBK연금도 신계약금이 전년 동기 대비 47.57% 줄었고, 라이나생명과 KBD생명도 각각 34.58%, 30.06% 감소했다. 

사업비를 큰 폭으로 늘렸던 삼성생명의 경우 신계약금은 1.06%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한화생명은 사업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계약금과 신계약건수 모두 각각 7.17%, 6.91% 감소했다. 

지급보험금의 경우 해약 및 만기보험금이 늘면서 생보사 24곳에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 1~10월까지 생보사 전체의 지급보험금은 4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8% 늘었으며, 지급보험 건수 역시 13.06% 증가했다. 

이처럼 생보사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전속 설계사수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작년 10월말 현재 생보사 전속 설계사는 9만9886명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86% 줄었다.  

생보사 관계자는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사업비를 늘릴 수밖에 없다"며 "다만 중소형사들은 IFRS17을 앞두고 자본확충 부담이 커 비용절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업비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0월까지 생보사들의 사업비는 전년 대비 늘었지만 신계약금은 감소했다. 자료/생명보험협회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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