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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도 부진한 정제마진…정유사 불안한 출발
1월 3주 정제마진 배럴당 2.5달러… 한 달째 손익분기점 하회
입력 : 2019-01-22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지난해 말에 이어 연초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돌고 있다. 새해부터 불안한 출발을 하면서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흘러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 셋째주 배럴당 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6.9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금액을 뜻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첫째주 배럴당 3달러로 떨어진 이후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월 6.2달러에서 이달 셋째주 2.5달러로 하락했다. 자료/정유·증권업계

정제마진이 계속 떨어지는 이유는 미국발 공급 과잉 탓이다. 미국 정유설비 가동률은 95%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두바이 원유에 비해 서부텍사스유(WTI)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미국 정유사들이 싼 원유를 투입해 최대한 많은 경유를 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의 재고는 최근 3주 연속 상승하는 등 공급과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늘어나는 생산량에 비해 수요가 부진하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올 겨울은 지난해보다 기온이 높아 난방용 등유와 경유 소비도 감소하는 추세다. 4분기에 이어 1분기도 부진한 실적이 우려되는 이유다.
 
다만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1월을 저점으로 점차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정제설비의 정기보수 물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3~4월에는 각각 미국과 중국의 원유정제설비(CDU) 정기보수가 예정돼 있다. 정기보수 물량이 늘면 석유제품 공급량이 줄어 정제마진이 개선될 수 있다. 
 
국제 유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10월 배럴당 84달러에서 이달 초 54달러까지 고꾸라진 두바이유는 지난 18일 59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WTI도 작년 10월 76달러에서 지난달 24일 42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53.8달러까지 올라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은 다음달부터는 괜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가가 더는 빠지지 않고 회복세를 나타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가 더 떨어지지 않는다면 1분기 실적은 크게 부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4분기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 증가와 정제마진 악화로 적자전환이 예고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지난 4분기 영업손실은 2240억~2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GS칼텍스 2000억원, 에쓰오일 1500~2600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같은 부진으로 정유 4사의 연간 영업이익도 5조원대 초중반에 그쳐 전년도(7조7763억원)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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