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전국의 기름값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국제 유가의 상승세로 주유소 기름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 및 휘발유 재고 증가로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마지막주 전국 주유소의 리터당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1344.7원으로 전주보다 0.8원 떨어졌다. 경유와 등유 가격도 전주에 비해 각각 0.6원, 1.4원 하락한 1243.3원, 937.5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휘발유 가격이 전주보다 4.9원 하락한 리터당 1454.7원을 기록했으나, 전국 평균 가격보다 110원 높은 최고가를 찍었다. 최저가 지역인 대구의 휘발유 가격은 0.2원 오른 1302.6원에 그쳤다.
기름값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 3개월간 급속도로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13주 연속 하락세로, 무려 2년 10개월만에 최저가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1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1267원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하락폭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휘발유 가격 하락폭은 지난 12월 첫째주 35.4원, 셋째주 25.3원, 1월 첫째주 22.2원, 둘째주 20.1원, 셋째주 7.0원 순으로 줄었다. 넷째주 들어선 2.3원, 마지막주에는 0.8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휘발유값의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다시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가 지난 1월 들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국내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해 10월 초 배럴당 최고 84달러를 찍은 이후 올 1월 2일 53.9달러로 떨어졌으나, 전날 기준 62.7달러로 회복했다. 서부텍사스유(WTI)도 작년 10월 3일 배럴당 76달러까지 오른 후 12월 24일 43.5달러로 고꾸라졌으나, 다시 54달러로 올라왔다.
오른 국제 유가는 국내 제품가격에 두세 달가량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는 만큼, 당분간은 현 수준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중심의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과잉 상태인데다 휘발유 재고 증가로 국내 기름값의 상승폭은 크지 않다고 전망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제품 가격은 지난 3주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당장 휘발유 마진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작년 4분기 중 크게 하락한 이후 모든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면서 현재도 휘발유 마진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 정유사들이 1년 내내 가동률을 최대로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원유 재고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재고 소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