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의 중국A주 비중 확대 여부가 이달 말 결정된다. 지수 내 중국 비중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20%로 확대될 경우, 지난해 중국A주가 처음 EM에 편입되며 국내에 불거진 외국인 수급 이탈이 거세질 전망이어서 우려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EM지수에서 중국A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을 기존 5%(235개 종목)에서 20%(249개 종목)로 확대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 오는 5월말과 8월말 두 차례에 걸쳐 총 20%까지 비중을 늘릴 지 확정한다. MSCI는 지난 15일까지 받은 지수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A주 MSCI 편입 축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상하이증권거래소 사이트
중국 비중 변화는 한국 증시에도 민감한 이슈다. MSCI EM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 30.7%로 가장 높고, 한국증시는 13.6%로 2위이다. 올해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르헨티나도 신규편입을 확정한 상태인데, 중국A주의 비중 변화는 두 나라에 비해 우리 시장에 훨씬 더 강한 영향을 준다.
실제 지난해에는 MSCI EM 지수에 중국A주가 빠져있다가 5% 부분편입으로 바뀌자 한국 비중이 크게 줄어든 바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거세졌다. 중국A주를 편입하기로 결정한 후 지수변경일이었던 지난해 5월말을 전후해 3개월 동안 외국인은 우리 증시에서 3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증권은 A주 비중이 20%가 될 경우 MSCI EM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월에 0.4%포인트, 8월에 0.3%포인트 등 총 0.7%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반대로 중국은 5월과 8월에 각각 0.3%씩 총 0.6%포인트 확대될 걸로 봤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EM지수 내 중국A주 비중이 20%로 확대되고 올해 모두 반영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지난해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실제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4조원까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주식 비중 축소 규모가 비록 1%포인트에 못미친다고 해도,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 일례로 지난 2013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EM 인덱스 펀드였던 뱅가드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하며 기존 물량을 전량 매도했는데, 이후 6개월가량 한국 시장에 부담을 주었다.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한 상반기에 외국인은 한국에서 10조원을 순매도했다.
한편, 중국은 올들어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쿼터를 기존의 2배로 확대하는 등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MSCI, FTSE 등 글로벌 벤치마크에서 A주의 비중 확대를 기대하는 움직임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