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알짜 노선으로 꼽던 인천~몽골 운수권 배분에서 고배를 마신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한국과 중국간 항공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중 한공회담에서 추가 운수권 배분이 이뤄질 경우 LCC들은 신규 노선은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하던 인천~베이징 노선, 인천~상하이 노선을 노릴 수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은 오는 13~15일 항공회담을 연다. 한중 항공회담이 열리는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만이다. 당시 회담에선 29개 여객노선에 주 90회의 운수권 배분이 이뤄졌다.
업계는 이번 항공회담의 결렬보단 성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를 배치하며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차츰 완화되고 있어서다. 중국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도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노선 여객 수는 1611만명으로 중국의 한한령이 내렸던 2017년 대비 15.6% 증가했다. 지난 2월만 해도 중국 노선의 여객 수는 전년 2월과 비교해 16.2% 늘었다.
오는 9월30일 베이징 신공항이 개항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단일 공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베이징 다싱 신공항은 활주로 4개를 갖추고 개장한 뒤 2025년까지 활주로 7개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다. 공항의 수송 능력이 커지는 만큼 신규 운수권 배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싱국제공항의 개항 초 연간 여객 수송량은 4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한지 약 9개월만인 2017년 12월 중국 관광객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LCC들은 특히 이번 항공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과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확보하지 못한 LCC들에겐 중국 노선이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여서다. 앞서 한중 한공회담이 열렸던 2014년과 비교해 꾸준한 성장을 이룬 만큼 운수권 확보 여력도 높다는 입장이다.
주요 노선인 인천~베이징, 인천~상하이 노선은 특히 관심이 높다. 중국 노선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해당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베이징 노선의 경우 주 45회의 운수권 중 대한항공이 주 21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24회를 가지고 있다.
현재 LCC는 지방발 노선을 중심으로 중국에 항공편을 띄우고 있다. 인천에서 중국으로 가는 노선의 경우 베이징과 상하이를 제외한 칭다오, 원저우, 하이커우 등의 노선이 전부다. 제주항공은 인천에서 중국으로 가는 노선 8개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각각 1개, 2개의 노선에 취항한다. LCC들은 주로 청주와 부산, 제주 등에서 중국으로 향한다. 중국은 항공 자유화 지역인 산둥성과 하이난성을 제외하면 운수권이 있어야 취항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수권이 확대돼도 기존 노선에 이미 취항하고 있는 항공사라면, 해당 항공사는 운수권이 덜 배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운수권이 있는 항공사보단 그렇지 않은 항공사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