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가 카메라의 성능을 저하시키지 않고도 홀(구멍)을 줄이는 방향으로 디스플레이를 진화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향후에는 전면을 모두 디스플레이로 덮은 스마트폰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10에 카메라 홀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디스플레이인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4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국 태평로 기자실에서 갤럭시S10 디스플레이 대한 기술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날 발표자로 나선 양병덕 무선사업부 상무는 “작은 카메라를 쓰면 성능이 제한되고 카메라 홀이 커지면 디자인적으로 제약이 생겨 많은 개발자들이 고민을 했다”면서 “갤럭시S10은 기념비적인 모델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도전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년 사이에 구현되기는 어렵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카메라 홀을)사용자들이 못 느낄 정도로 사라지게 하는 것이 개발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양병덕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갤럭시S10 시리즈의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S10의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는 정교한 레이저 커팅 기술로 디스플레이에 작고 섬세한 홀을 만들어 베젤 부분이 아닌 디스플레이 안에 카메라를 위치시킨 것이 특징이다. 홀 주변을 얇게 파내 픽셀 손실을 최소화하고 홀 사이로 침투하는 습기를 막는 기술도 접목했다. 양 상무는 최근 갤럭시S10 흥행의 주요 요인의 하나로 이 디스플레이를 꼽기도 했다.
양 상무는 기존 갤럭시S 시리즈에 탑재됐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서 한 단계 진화한 다이내믹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다이내믹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모토는 ‘인간친화적인 디스플레이’로, 눈으로 보이는 그대로를 재현하면서도 눈에 해로운 파장을 최소화해 장시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세계 최초로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10+ 규격 인증을 통해 어떤 환경에서도 선명하고 생생한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사람의 눈이 밝고 어두운 환경에 따라 조절되는 것처럼 장면별로 최적화된 화면을 제공하는 다이내믹 톤 매핑(Dynamic Tone Mapping) 기술을 지원했다. 어두운 장면에서도 색을 세밀하게 구분해내는 100% 모바일 컬러 볼륨으로 독일 VDE사로부터 인증도 받았다.
블루 라이트 양을 저감한 갤럭시S10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특히 자칫 스마트폰 사용자의 망막을 손상시킬 수 있는 블루 라이트 양을 이전 디스플레이 대비 42% 줄인 점이 주요했다. 양 상무는 “색감의 저하가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푸른 파장이 눈에 데미지를 주고, 필터를 사용하면 액정이 누르스름해 보인다”면서 “처음 8개국에 200명이 넘는 사용자들에게, 전체적으로는 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에서 컬러 선호도를 조사해 최적화한 결과 색 변화 없이 블루 라이트를 줄이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가별 선호도에 따라 미주나 유럽 쪽은 내추럴 모드(따뜻한 색감), 나머지는 비비드 모드(푸른 계통)로 차이를 뒀다”고 덧붙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초음파 지문인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국내 사용자들은 밝은 햇빛 아래에서 초음파 지문 인식 센서가 화면에 비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손가락이 건조하거나 꾹 누르지 않으면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양 상무는 “지문인식 센서의 영역이라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답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문인식 기능을 향상시키고 있다”면서 “인식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약간의 습기를 묻히는 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