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에 휴대폰 생산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휴대폰 생산능력을 줄이면서 생산량이 2004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일 양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억4660만5000대의 휴대폰을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2011년 3억3498만7000대의 휴대폰을 생산한 이후 줄곧 4억대 이상의 생산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5년 만에 다시 4억대 밑으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7년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가동률 역시 87.2%로 전년 94.8%에 비해 7.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6년 수준과 같다.
LG전자는 휴대폰 생산량이 지난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휴대폰 생산량은 3810만1000대로 전년(5728만1000대)보다 33.5% 줄었다. 다만 공장 가동률은 98.1%로 높게 나타났다. 생산능력을 전년 6722만9000대에서 3867만8000대로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된 데다 신흥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가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폰 전체 출하량은 2017년 15억800만대에서 지난해 14억2970만대로 5% 감소했다.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로 연간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더폰 등 피처폰의 전년 1690만대에서 지난해 6350만대로 4배가량 늘어났지만 휴대폰 시장의 역성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사의 실적도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IM(IT·모바일)부문 영업이익은 1조5100억원이었다.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매출액마저 지속 하락하며 돌파구를 찾기 어려워졌다. 양사는 올해 5G를 실적 반등의 계기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갤럭시S10 5G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LG전자 역시 19일 듀얼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는 V50 씽큐를 출격 준비 중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