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정부는 증권업 내 경쟁이 충분히 활발해 추가적으로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핀테크기업들에게 추가 진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증권업 혁신 촉진 관점에서 핀테크 기업들의 진입수요를 고려해 진입규제에 대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금융금융위원장과 함께하는 핀테크 현장간담회'에 참석,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는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의 '증권업 경쟁도 평가' 결과 증권업은 시장구조와 시장집중도 등을 따졌을 때 경쟁이 활발한 시장으로 평가됐다고 3일 밝혔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설립됐다.
금융산업 평가위원회는 증권업이 인가정책상 자유로운 시장 진입이 허용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증권사는 50~60개 사이로 유지됐다.
시장집중도를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수인 HHI지수를 참고하면 증권업은 주요업무별 시장집중도가 전반적으로 낮아 경쟁적인 시장인 것으로 평가됐다. HHI지수는 각 참가자들의 시장점유율의 제곱의 합으로 산출된다. 미국 법무부가 합병 심사에서 활용하는 이 지수는 1500 이하일 경우 집중되지 않은, 경쟁도가 높은 시장으로 평가한다.
증권사의 순영업수익, 자본, 자산을 기준으로 한 HHI지수(2015~2017년 평균)는 각각 491, 591, 714로 경쟁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주요업무별 HHI는 △위탁매매 509 △펀드판매 821 △기업공개 986 △회사채 인수주선 577 등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업의 최근 5년간 ROE 평균은 4.8%로, 미국(10.3%)과 일본(9.7%)에 비해 저조했다. 경쟁이 심화되며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상품 매매를 위한 증권회사 선택 요인은 △상품 경쟁력(20.3%) △수수료(17.9%) △평판(17.7%) △접근성(15.6%) 등으로 집계돼 증권사들은 상품의 질과 수수료를 중심으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경쟁 촉진의 관점에서 증권업에 대한 진입규제를 추가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적다"면서 "혁신 촉진 관점에서 핀테크 기업들의 진입수요를 고려해 진입규제에 대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의 자본과 인적·물적요건 등에 관한 진입규제가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에 적합한지 살펴보고 핀테크 기업들의 플랫폼과 백·미들 오피스업무 지원과 관련해 업무위탁 규제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증권업에 대해 자유로운 진입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중소기업금융 전문 투자중개회사' 제도 도입과 신규 인가를 추진해 증권업의 전문화와 특화를 추진하는 한편 대형화도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부동산신탁업과 보험업, 은행업 등에 대한 경쟁도 평가를 끝낸 상태다. 2분기에는 중소금융 경쟁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