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이른바 '회계 쇼크'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과 재무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일각에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전까지 회사가 제시한 전망과 실제 이익 간 격차가 컸고,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올해 전망 공시로 매출 6조3834억원에 영업이익 2476억원을 제시했다. 당기순이익은 636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싱가포르 항공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75달러, 원/달러 환율은 1118.1원을 가정한 수치다.
하지만 올 1분기만 봐도 유가와 환율은 점차 상승하는 등 대외 상황은 아시아나항공의 예상과 달리 불리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일 싱가포르 항공유는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고, 원/달러 환율은 1135원을 웃도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39.50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아시아나항공 전망공시와 실제 영업이익 비교. 이미지/뉴스토마토
아시아나항공의 실제 영업이익이 앞서 제시한 전망치를 크게 밑돈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시장의 불신을 키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월 잠정공시를 통해 2018년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289억원이라고 발표했으나, 외부감사인의 지적 사항을 반영한 감사보고서에선 351억원의 영업적자로 변경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처음 전망한 그해 영업이익은 3800억원이었다. 무려 4000억원이 넘는 차이가 난 셈이다.
2017년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항공은 그해 영업이익을 3000억원으로 전망했으나, 감사보고서 상의 최종 영업이익은 그의 절반을 소폭 넘는 1877억원으로 집계됐다. 잠정 실적으로 나왔던 2524억원과도 647억원의 차이가 난다.
금융당국에서도 불신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했음에도 당국은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안에 올해 채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지, 아시아나가 영업활동을 통해 갚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인지 등에 대한 의문을 모두 해소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벌어들이는 돈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시장성 차입의 상환 재원인 만큼 구체적인 숫자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자구계획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시아나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원이며,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1조3200억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단위당 운임을 뜻하는 일드 제고 및 적자 노선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A321 NEO 2대, A350 4대 등 신기종 도입해 장거리 노선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클래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시장에선 아직까지 보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유류비 부담 확대와 경쟁 심화 및 항공기 투자 확대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며 "올해 회계처리 변경에 따라 3조원에 육박하는 운용리스를 자산과 부채로 인식해야 해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재무안정성 지표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