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지난해 최대 실적의 공신이었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올해는 삼성전자에 큰 타격을 안겼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60% 줄어들며 10분기 만에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매출액 52조원, 잠정 영업이익 6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분기(59조2700억원)보다 12.3%, 지난해 같은 기간(60조5600억원)보다 14.1% 각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10조8000억원)보다 42.6% 줄면서 절반 수준에 그쳤고 1년 전(15조6400억원)에 비해서는 60.4%나 급감했다. 지난 2016년 3분기(5조2000억원) 이후 10분기만에 최저치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뉴시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5.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9%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했다. 이 역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삼성전자 잠정실적은 증권가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53조3658억원, 영업이익 7조1016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6일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이례적인 공시를 한 이후 하향된 전망치다.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은 이마저도 1조원을 밑돌았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원 안팎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부터 핵심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이 이어진 탓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6년 1분기 이후 첫 분기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데다 주요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IT·모바일(IM) 부문(예상치 1조5000억원) 소비자가전(CE) 부문(4000억~5000억원)은 무난한 성적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