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의 고용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신규 고용은 줄어들고 퇴직한 직원은 늘어나면서다. LG그룹의 공약인 올해 1만명 신규 채용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LG그룹 계열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말 기준 LG디스플레이 임직원 수는 3만438명으로 2017년말 3만3335명보다 2897명 줄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3만3007명이었던 임직원 수가 3000명 가까이 줄어든 이유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희망퇴직 때문이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5년차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 악화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6.2% 급감한 929억원에 그쳤다.
LG이노텍 임직원 역시 2017년말 1만2068명에서 지난해말 8978명으로 3090명 줄었다. 정규직 근로자는 33명 늘었지만 기간제 근로자 수가 3123명 감소한 탓이다. LG이노텍은 고객사의 수요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LG이노텍은 고용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036억36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6%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LG전자는 1년 사이 임직원수가 45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상반기 신입 공개채용도 불투명하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은 상반기 공채를 내고 전형을 진행 중이지만 LG전자는 아직 채용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2000년 그룹 공채 폐지 이후 계열사별로 신입공채를 실시한 이래 LG전자가 3월에 상반기 공채 공고를 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상반기 공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연간 1000명 이상의 신규채용 규모는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 계열사를 제외한 LG화학, LG유플러스 등은 고용을 늘리는 추세다. 양사는 1년 사이 임직원 수가 각각 3457명, 2182명 늘어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들 중 임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LG화학은 자동차용 전지,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등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내면서 적극적인 인재영입도 이어가고 있다. 덕분에 LG그룹 69개 계열사 전체 임직원수는 2017년말 13만7000여명에서 지난해말 14만여명으로 증가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연간 1만명 신규 채용하겠다는 방침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