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호남 기반의 소형 항공사 에어필립이 5일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에어필립은 기업회생안을 조건으로 400억원 규모의 컨소시엄 형태 투자 의향서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법원 파산부는 채권자 조사와 회사 측이 제출한 회생 계획안을 검토하고 채권단 동의 결의 등을 거쳐 회생 계획안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계획안 인가가 나면 통상 2~3년 동안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에어필립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로부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을 지원받아 경영정상화를 하기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며 "인수합병에 의향이 있는 복수의 국내기업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하기로 의향서까지 체결한 상태"라고 말했다.
투자 금액은 약 400억원으로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면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현재 에어필립이 기업회생 시 빠른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투자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필립은 투자자들이 누구인지 인수 합병 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질 엠브라에르(Embraer)사에서 제작한 에어필립의 50인승 규모의 항공기. 사진/에어필립
에어필립의 이번 법정관리 신청은 오너 구속에 이은 투자유치 실패에 따른 것이다. 에어필립의 모 기업인 필립에셋 엄일석 전 회장은 허위정보를 이용해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고 이후 경영 악화가 초래됐다.
이후 경영 안정화를 위해 인력 구조조정, 지출 비용 최소화 등 자구책을 시행했으나, 국토교통부가 선정하는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취득에 실패하면서 유동성 악화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에어필립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에 의해 인수합병이 완결되면 에어필립은 새로운 주인에 의한 경영체제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무급 휴직 중인 직원 복귀와 미지급된 임금 등을 하루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회사는 기업회생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혔다.
한편, 에어필립은 리스로 도입한 4대의 항공기 중 2대를 각각 4월, 5월 초에 나눠 반납할 계획이다. 나머지 2대는 운항을 위해 남겨둘 방침이다.
향후 기업회생 절차 기간 중 신규 투자자는 법원의 승인을 얻어 50억원 규모의 초기 운영 자금을 제공하고, 에어필립은 자체 유상증자를 통해 40~50억원을 추가로 마련한다. 총 90~100억원의 운영자금이 확보되면 항공기 2대를 6월14일부터 '김포~제주', '김포~광주' 노선 정기편 운항에 나설 예정이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