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2분기(4~6월) 투자환경은 저유가, 저금리, 약달러로 대표된다. 금리상승이 제한되는 분위기에 맞춰 자산배분 전략은 큰 틀에서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것이 특징이다.
9일 주요 증권사 자산관리(WM)본부는 주식투자에 대해서 대체로 신중론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증시는 강세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됐다. 채권투자에서 주목받은 지역은 신흥국이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국제유가와 금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맞춘 투자전략이 제시됐다.
주식, 공격적 비중확대 신중론
주식시장에 대해선 보수적 시각이 많다. 최근의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감을 감안하면, 주가의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으로 인해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됐다고 해도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것이다.
밸류에이션도 부담이다. 1분기 코스피와 S&P500지수 수익률은 각각 7.1%, 11.7%로 2010~2018년 1분기 평균(3.0%, 4.3%)보다 높았다. MSCI글로벌지수 상승률 역시 11.2%로 평균 3.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부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적으로 비중을 늘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차별적으로 주목하는 시장은 중국이다. 2분기 중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는 시나리오다.
삼성증권이 2분기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비중확대' 의견을 둔 지역은 중국이 유일하다.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펀더멘탈이 뒷받침되면서 강세장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장 확실한 정책대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 외국인 수급, 위안화 추가 강세를 고려할 때 강세장 진입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해외채권 '확대'…신흥국이 베스트
전반적으로 주식보다는 채권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글로벌자산배분 연구원은 "금리 정상화 속도조절로 금리상승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채권투자 매력이 확대됐다"며 "주식비중 축소와 채권비중 확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지역별 매력도는 신흥국 채권에 우호적인 분위기다. 신흥국은 통화안정, 자금유입 전환, 통화완화 여력 강화로 선진국에 비해 높은 투자수익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지난 1~2월 국채 투자 수익률은 한국이 0.1% 하락한 반면, 신흥국은 4.9%로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대내외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채권 비중을 확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이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달러강세 심리는 완화될 것"이라며 "이에따라 신흥국 통화가치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유가·금' 1분기 강세 지속 전망
원자재 투자에서는 원유와 금 추천이 잇따랐다.
원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6월 종료될 예정인 감산을 다시 연장할 것으로 전망돼,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1분기에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상단에 진입하며 연초 대비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강세였다. 8일 기준(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는 64.4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5개월래 최고치다.
가격적인 면에서는 WTI 기준 배럴당 65달러 안팎이 투자전략의 변곡점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중 원유가 배럴당 65달러에 도달할 경우 중립으로 전환하는 조건부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대신증권은 사우디의 감산의지를 근거로 유가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올해 유가 상단을 기존 60달러에서 68달러까지 높였다.
달러약세 전망 속에 금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미국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로 전환하면서, 2분기부터는 달러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달러가 약세일 때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은 등 귀금속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다. 현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301달러선에 거래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350달러 상단에서 유입되는 투자자 차익매물로 인해 금 가격이 조정받을 경우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장기 투자자들은 온스당 1300달러 부근에서 꾸준히 매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