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와 유동성 위기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분기 실적도 양대 항공사보다 LCC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LCC들의 국제선 여객수는 지난해 3월보다 18% 증가한 반면, 대형 항공사들은 2.7%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3월 들어 국제선 여객수가 작년보다 1.3% 줄었고, 아시아나항공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1분기 전체로도 대형 항공사들보다 LCC들의 활약이 컸다. 올 1분기 LCC들의 국제선 여객수는 작년 1분기보다 17% 늘며 국제선 점유율 32.2%를 기록했다. 대형 항공사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4.4%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초 이후 국제선 여객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주로 LCC 위주의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및 FSC(대형항공사) 국제선 여객 점유율 추이.
개별 항공사 중에선 제주항공이 두각을 나타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가 작년 3월 대비 29.5% 급증했다. 국제선 단거리 노선 점유율도 10.9%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티웨이항공도 국제선 여객 수가 전년보다 27.6% 성장했고, 점유율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진에어(7.8%), 에어부산(4.7%) 이스타항공(9.5%), 에어서울(27.1%) 등 나머지 LCC들도 나란히 국제선 여객수가 증가했다.
수송 실적 상승과 작년 말 유가하락에 따른 유류할증료 효과로 1분기 LCC들에 대한 실적 기대감도 높다는 평가다. LCC들이 화물사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객 부문과 달리 전세계 화물 수송량이 감소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CC들은 지방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노선을 다양화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방발 노선 운항 횟수를 늘리거나, 특히 대형 항공사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해외 인근의 작은 소도시로 취항지를 넓히 모습도 눈에 띈다. 에어서울은 일본 다카마쓰, 요나고 등 소도시 노선을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제주항공도 최근 일본 시즈오카 노선에 새롭게 취항하기로 했다.
이달 말 또는 5월 초 발표 예정인 중국 노선 배분도 LCC들의 실적 기대감을 높인다. 이번 운수권에는 성수기 탑승률이 90%가 넘는 인천~베이징, 인천~ 상해 노선이 포함돼 LCC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어부산은 그간 김해(부산)·대구공항에서만 국제선을 운항했는데, 이번 중국 운수권 배분을 시작으로 인천발 노선을 적극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운수권 배분은 양국의 합의에 따라 모든 권역을 △1유형(한국 허브공항-중국 허브공항ㆍ주129회)△2유형(한국 지방공항-중국 허브공항ㆍ주103회)△3유형(한국 허브공항-중국 지방공항ㆍ주 289회)△4유형(한국 지방공항-중국 지방공항 ㆍ주 87회)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LCC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의 허브공항을 잇는 노선 외에도 기존에 취항하고 있는 지방도시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노선 운수권도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