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영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삼성전자 QLED TV의 용어를 지적하고 나섰다. 몇 년간 지속되던 QLED와 OLED의 신경전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이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제7회 중국정보기술엑스포(CITE) 2019’에서 중국 스카이워스그룹 CEO 왕 치구오 총재는 “QLED는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에 불과하다”며 “QLED라는 용어가 일반 소비자에게 혼선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히는 QLED를 백라이트를 발전시킨 LCD로 불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워스그룹은 중국 TV 시장에서 하이센스와 선두를 다투는 업체로, 글로벌 TV 시장 6위의 중국 대표 종합가전회사다. 스카이워스는 지난 2014년 중국 업체 중 가장 먼저 OLED TV 진영에 합류했다.
OLED TV 진영에서 QLED라는 용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말 LG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한상범 부회장은 “QLED는 그냥 LCD TV”라면서 “LCD를 사용하면 진정한 QLED가 아니며 용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3월초 권봉석 LG전자 사장 역시 OLED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QLED TV는 LCD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OLED TV와는 구조적으로 차원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 사진/삼성전자
OLED TV 진영이 명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현존하는 TV 중 OLED TV만이 유일하게 자발광하는 TV라는 이유에서다. OLED TV는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LCD와는 달리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다. 때문에 완벽한 검정색은 물론 섬세하고 풍부한 색 표현이 가능하다. 최근 들어서는 LCD TV도 화면 뒷편에 발광다이오드(LED) 소자를 촘촘하게 박아 구열별로 화면을 제어하는 로컬 디밍 기술이 발전했지만, 백라이트 때문에 여전히 검정색이 회색이나 남색으로 표현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QLED는 원래 양자점발광다이오드를 나타내는 학계 용어다. 반도체인 양자점을 활용, 유기물을 이용한 OLED에서 나타날 수 있는 번인(burn-in) 현상 등을 보완한 미래형 디스플레이다. 업계에서는 QLED 연구개발을 진행 중으로 3년 이후에나 양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퀀텀닷 필름을 기존 LCD TV 백라이트 유닛에 적용해 색재현율을 극대화시킨 제품이다. 일종의 마케팅 용어로 사용하는 셈이다. OLED 진영은 아무리 마케팅 용어라고 해도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주요 IT매체들도 OLED 진영을 거들고 나섰다. 테크레이더는 “업계에서 해당 용어를 이해하는 방식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QLED TV는 QLED가 아니다”라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보면 OLED는 여전히 선두 주자”라고 말했다. 씨넷은 “QLED는 LCD에 퀀텀닷 필름을 덧씌운 것”이라면서 “TCL과 비지오 등 다른 TV 제조업체들도 LCD TV에서 퀀텀닷을 사용하지만 QLED TV라고는 부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