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와 중국 TCL를 주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던 ‘QLED 국제포럼’이 2회 만에 막을 내렸다. QLED 진영의 또 다른 대표기업 하이센스가 행사에서 빠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TCL은 기술 주제를 8K TV로 옮기고 무대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해 QLED 서밋(summit)을 준비 중이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중국전자상회(CECC) 주관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됐던 QLED 진영의 최대 연례행사, QLED 국제포럼은 올해부터 열리지 않는다. 대신 6월 미국에서 8K 연합회(assocation) 주축으로 8K TV 기술을 소개하는 QLED 서밋이 개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QLED 대세화를 위한 기존의 포럼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생각하며 이제는 8K로 나아가야할 때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 2회 QLED 포럼. 사진/삼성전자
2017년 당시 삼성전자는 중국의 1·2위 TV 제조업체인 하이센스와 TCL, 유통업체 국미와 소녕,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동닷컴과 함께 QLED TV 동맹을 결정했다. 기존 LG전자, 소니 등을 주축으로 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진영과 맞서는 새로운 연합체의 탄생이었다. 이들은 행사에서 퀀텀닷(양자점) 기술이 프리미엄 TV의 주류가 될 것임을 선포하고 QLED TV 대세화를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상표권을 가진 QLED라는 이름도 동맹업체들 사이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2회째인 지난해에는 행사에 다소 힘이 빠졌다. QLED 동맹의 주요 멤버인 하이센스가 OLED TV 출시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QLED 포럼까지 불참했다. 참석규모도 전년 300여명에서 250여명으로 줄었다. 때문에 업계는QLED 진영의 축소와 QLED 포럼의 지속성에 대해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의 QLED 포럼을 마무리하고 기술 중심을 8K로 옮겨 새로운 청사진을 짠다는 방침이다. 올해 열릴 8K 서밋은 연합회 회장사 TCL을 비롯해 삼성전자, 하이센스, 파나소닉 등 TV 제조사 4곳과 대만의 패널 제조사 AUO 등 5곳은 물론 유통업체들과 학계에서 오피니언 리더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TCL은 프로모션 위원회, 삼성전자는 기술 위원회를 맡아 풀HD(1920X1080) 대비 16배, UHD(3840X2160) 대비 4배 선명한 현존 최고의 화질인 8K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8K 생태계를 확산하고 업체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QLED 8K TV를 출시하고 시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만 아직 8K 콘텐츠가 거의 없어 8K TV 시장 성장 전망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