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삼성전자는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미지센서는 더 빨리 하고 싶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9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이미지센서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축적한 미세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10년 내 이미지센서 시장 1위인 소니(51%, 지난해 금액기준)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20% 안팎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0.8㎛(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초소형 픽셀을 적용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신제품 아이소셀 브라이트 GW1(6400만 화소)과 아이소셀 브라이트 GM2(4800만 화소)를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소니가 지난해 7월 0.8㎛ 크기의 4800만 화소 스마트폰용 IMX586 스택 CMOS 이미지 센서를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업계 최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이 9일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에서 이미지센서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두 제품에는 분리막을 만들어 빛의 손실을 줄이는 기술인 ‘아이소셀 플러스’가 적용됐다. 박 부사장은 “이미지센서는 크기를 작게 만들수록 빛의 간섭현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내부를 격벽으로 분리하는 아이소셀 구조로 문제를 해결했다”며 “메모리 반도체에서 셀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 깊게 파는 방법인 ‘트렌치’ 기술을 적용한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두 제품에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밝은 이미지를 찍을 수 있도록 하는 ‘테트라셀’ 기술, 색 표현력은 높이고 노이즈는 최소화하는 ‘DCG(Dual Conversion Gain)’ 기능도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용 이미지센서 이외의 다른 응용처 개발도 나선다. 지난해 10월 차량용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출범한데 이어 인간의 오감을 대체할 수 있는 분야도 연구 중이다. 박 부사장은 “디스플레이드라이버(DDI)는 이미 1등이며 터치센서와 오디오 등도 매출이 나오고 있다”면서 “시각이나 촉각, 청각 센서 관련은 매출이 나오고 있지만 후각이나 촉각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미지센서를 비롯한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1위 소니 역시 2015년 4000억엔(4조2000억원) 규모의 이미지센서 투자안을 발표했고 지난 2016년 5월부터 자동차용 이미지 센서를 출하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보쉬와 덴소 등 전장업체들은 물론 현대차, 기아차, 닛산, 토요타 등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력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소니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박 사장은 “(이미지센서)0.7㎛을 누가 먼저 내느냐가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라며 “어느 날 갑자기 어떤 계기에 의해 1위가 전환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시점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전 세계에서 쓰이고 있는 이미지센서 3개 중 1개가 삼성전자 제품으로 연간 출하량이 13억 1000만개에 달한다”며 “2030년에는 센서 시장 전체 규모가 메모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삼성전자도 다양한 센서를 사업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