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과 핀테크의 급성장 등 새로운 사회변화에 맞춰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4일 한국증권학회, 한국증권법학회와 자본시장법 시행 10주년을 맞이해 '자본시장법 10년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2009년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자본시장 규제개혁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포괄주의 규율체계 △기능별 규율 체제 도입 △업무범위 확대 △투자자보호제도 선진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법률이다.
이날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10여년전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며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탄생을 기대했지만 현재 글로벌 IB(투자은행)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가 없고, 해외수요창출도 걸음마 수준"이라면서 "자본시장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규율체계인 자본시장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태한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금융투자회사의 외연은 확대됐지만 변화에 맞춰 제도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포괄주의 규율체계를 기치로 한 자본시장법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업무위탁, 부수업무 등에 사실상 사전승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차이니즈월 등 유연성이 부족한 규제방식으로 자본시장법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어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4차산업과 핀테크 발달로 새로운 상품과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한 규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권산업이 당면한 과제 중 하나로 '디지털혁명'을 꼽았다. 그는 "특정기능에 특화한 새로운 플레이어(핀테크기업)가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증권업 비즈니스 밸류체인(Value Chain)이 변화할 것"이라며 "고객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가 증권사의 핵심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자산운용시장의 미래로 Passiv Fund(패시브펀드), 이머징마켓, 사모펀드, 솔루션 상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새롭게 등장하는 핀테크 기술 활용과 관련된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의 글로벌화와 관련해 외국환거래법, 신용정보법, 특정금융거래보고법 등 규제완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탄생하기 위해 규제완화가 필수라는 작심발언도 나왔다. 패널로 참석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단기금융업무 인가가 나오면 종합검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면서 "모험자본을 확대한다지만 규제나 법 등 여건은 실제와 반대로 가고 있다"며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