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증권사들이 타사로부터 주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통적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비중이 줄면서 증권사의 거래수수료 무료 선언이 잇따르는 한편에서 타사로부터 주식을 확보해 고객을 늘리고, 고객간 주식대여 거래를 우대해주는 방식의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타사주식 옮겨오기 및 주식대여서비스 신청 이벤트가 한창이다. 사진은 신한금융투자가 벌이고 있는 대체입고 이벤트. 사진/신한금융투자 홈페이지.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KB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다른 증권사로부터 주식 옮기기(타사대체입고)를 한 뒤 거래한 고객에게 입고금액대별로 차등해 현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조건에 따라 지급받는 금액은 최대 1000만원에 달할 만큼 파격적이다.
이와 함께 주식대여 거래서비스를 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우대도 활발해졌다. 최근 들어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주식대여서비스에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주식대여 거래는 주식을 중장기로 보유하는 투자자들이 주식이 필요한 다른 차입자(기관투자자)에게 일정 기간 후에 돌려받는 것을 조건으로 주식을 빌려주는 걸 말한다. 중개기관인 증권사는 빌려준 고객에게 대여수수료와 배당금을 주는 대신, 차입자에게 대여수수료와 배당금 등을 받는다. 증권사들은 주식을 대여해주는 고객은 자유롭게 매매하면서 대여수익을 벌 수 있고, 차입하는 기관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주식대여서비스가 확대되면 빌려주는 고객은 약간의 이자수익이 생기지만, 빌려쓰는 기관투자자로서는 공매도로 활용할 수 있는 풀이 넓어지게 된다. 이들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많이 빌려가면 증권사는 중간에서 일종의 예대마진을 키우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증권사들은 체질변화를 지속하면서 브로커리지 사업 부문의 매출 내 비중이 2012년 40~50%에서 현재 20~30% 수준으로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브로커리지에 크게 의존한 데서 탈피하기 위해 너도나도 무료수수료를 내세우다 보니 또 다른 이익을 구상하는 것"이라며 "다만 이벤트의 본질이 결국 증권사들끼리 서로 주식 뺏어오기인 만큼 과당경쟁이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