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등으로 국내 증시가 무기력한 가운데 기업의 실적 부진도 계속될 것이란 점에서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어질 종목 장세에서 실적개선주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2200선에 있던 코스피는 이달 7.23% 하락하면서 2040선까지 떨어졌다.
미·중 무역 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다. 당초 양국 고위급의 협상이 종료되는 10일을 전후로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되레 긴장감만 더 커졌다.
미·중 무역 협상은 양국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협상 재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업 실적 부진도 국내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올해 1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7조원, 2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39%가량 줄었다.
기업의 실적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연초 이후 28.6% 하향됐고 12개월 선행 이익수정 비율은 마이너스권에 있다"며 "이익수정 비율이 마이너스란 것은 실적 추정치를 낮추는 애널리스트가 많아 시장 예상치가 추가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이익 감소는 3분기까지 계속되고 4분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와 기업 실적 부진 지속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증시의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개별 업종과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 연구원은 "1분기 성적이 기대이하였고 전반적으로 우려도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실적 전망이 양호한 기업 중심의 종목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망이 양호한 업종과 상반기 중 이익증가율이 저점을 통과하면서 실적 회복이 빠르게 진행될 업종에 관심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화장품과 의류, 호텔레저, 비철금속, 필수소비재, 운송을 꼽았다. 관련 종목으로는 F&F, 모두투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웅제약, 한전기술 등을 제시했다. 모두투어, 신세계, 유나이티드제약, 현대건설도 포함된다.
예상 실적 상향과 함께 (리포트)전망치의 개수 증가가 동반된 종목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상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향되는 상황에서는 착시현상을 배제하기 위해 전망치의 개수가 충분히 확보되고 그 개수가 늘어나는 종목만 선별해서 봐야 한다"며 "1분기 실적 시즌을 전후로 전망치 개수가 증가하면서 예상 실적이 상향된 종목 대부분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도 전반적인 실적 전망 하향세가 지속되면 1분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