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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준공…연 120만대 생산
보호무역·현지수요 대응 포석…관세 역풍 피하려 6개월 앞당겨 가동
입력 : 2019-05-30 오후 4:26:25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시장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미국의 세탁기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고 현지 프리미엄 가전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테네시 공장은 LG전자가 미국에서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첫 번째 공장이다. 이로써 LG전자는 경남 창원공장과 더불어 양대 세탁기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 신공장 가동 이후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공급하는 세탁기 물량은 유지하고,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던 물량은 미국 테네시에서 대신 생산한다.
 
LG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 생산법인에서 ‘LG전자 테네시 세탁기공장 준공식’을 진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마크 그린 미 연방의회 하원의원,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 짐 듀렛 몽고메리카운티 시장, 조 피츠 클락스빌 시장, 김영준 주애틀랜타 총영사 등을 비롯해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 조주완 북미지역 대표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송 사장은 “신공장의 안정적 운영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지속가능한 성장구조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2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테네시 생산법인에서 'LG전자 테네시 세탁기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마크 그린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 LG전자 북미지역대표 조주완 부사장,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김영준 주애틀랜타 총영사. 사진/LG전자
 
신공장 준공은 2017년 8월 착공 이후 15개월 만이다. 신공장은 대지면적 125만㎡, 연면적 7만70000㎡ 규모에 약 600명이 근무한다. 총 투자금액은 3억6000만달러(약 4300억원)에 이른다.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자율공장’으로 운영된다. 2개의 생산라인에서 연간 120만대 수준의 드럼세탁기와 통돌이세탁기를 생산한다. 10초에 세탁기 한 대씩 생산하는 셈이다.
 
신공장은 △금속 가공, 플라스틱 사출 성형, 도색 등 부품 제조라인 △각종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로 만드는 모듈 조립라인 △세탁기를 완성하고 포장하는 생산라인까지 원스톱 통합생산체계를 갖췄다. 지능화된 공장 설계와 고도의 통합생산관리시스템은 몇 분 내로 라인에서 생산하는 품목을 변경할 수 있다. 
 
필요한 부품 종류, 수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자동으로 주문하고 공급해주는 부품공급자동화시스템(SPS)을 갖췄다. 자동으로 제품을 포장하고 상태를 점검하는 포장자동화시스템도 확보했다. 
 
신공장 통합관제센터는 개별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한다. 품질을 추적하고 관리하기 위한 라벨도 자동 부착한다. 철저한 품질검사를 모두 통과한 제품만 출하된다. 가혹한 환경에서 제품 내구성을 검증하는 가속수명시험을 비롯해 전기안전, 소음, 진동, 기능검사 등 4개의 품질시험실에서 검사가 이뤄진다.
 
LG전자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 전경. 사진/LG전자
 
LG전자는 2010년부터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미국 현지 세탁기 생산체제를 검토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압박이 강화되면서 2017년 8월부터 공장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월 LG전자 및 삼성전자를 비롯한 외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해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에 대해서는 20%,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2년 차인 올해는 각각 18%와 45%, 3년 차인 내년에는 16%와 40%가 적용된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세탁기의 대미 수출액은 총 1억7800만달러(2007억원)로, 전년(3억1900만달러)보다 무려 44.2%나 감소했다. LG전자는 관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초 일정보다 6개월이나 앞선 지난해 12월부터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LG전자의 테네시주 세탁기공장은 보호무역 대응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높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침이기도 하다.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면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류비, 관세, 배송시간 등이 줄어 원가경쟁력도 올라간다. LG전자는 “미국 프리미엄 생활가전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현지 생산이 연구개발, 디자인, 판매, 서비스 등과 긴밀하게 연결되면 사업역량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신공장 외에도 미국 현지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시간주 헤이즐파크에서 전기차용 배터리팩 등을, 앨라배마주 헌츠빌에서는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LG 북미 신사옥은 뉴저지에 들어서며 LG전자를 비롯해 LG그룹 계열사가 입주하게 된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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