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책임경영'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태원·구광모 회장이 책임경영 판단 요소 중 하나인 이사회 참석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이사회 출석이 저조했다. 사내이사로서의 책임, 즉 책임경영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4일 금융감독원의 4대 그룹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1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 회장은 지난 3개 사업연도 동안 78%의 출석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에는 91%, 2017년에는 56%, 지난해에는 86% 등이다. 올해 1분기에도 총 5번 열린 이사회에서 4번을 참석해 80%의 출석률을 보였다.
지난해 6월 ㈜LG 사내이사에 오른 구 회장은 선임 이후 4번 열린 이사회에 모두 참석하며 100% 참석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이사회 3번 중 2번 참석해(출석률 67%)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삼성전자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그 해에 한 번만 이사회에 참석하면서 지난 3년간 출석률은 15.8%를 기록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지난 3년간 이사회에 한 번도 출석하지 않았다. 올해 1분기에도 참석률 0%에 그쳤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3년 동안 31%의 현대차 이사회 출석률을 기록했다. 2016년 30%, 2017년 37.5%, 지난해 27.3% 등이다. 3년 동안 현대모비스 이사회 출석률은 25%였다.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이사회 참석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1분기 현대차의 정기 이사회 1번과 임시 이사회 2번에 모두 참석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도 2번의 정기 이사회와 1번의 임시이사회에 100% 출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면서 “그룹의 중요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책임경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난 3년간 10대 그룹 총수의 이사회 출석률은 신동빈 롯데 회장이 18.8%,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 허창수 GS 회장이 100%였다. 김승연 한화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등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의 이사회 참석이 저조한 탓에 사내이사들이 권한은 누리면서 책임은 이행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보수·급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을 제외한 등기임원 301명의 평균 연봉은 11억4400만원에 달했다. 일반 직원의 일반 직원의 13.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내이사직은 유지하면서 다양한 이유를 대며 불참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