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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경영권 승계, '일감몰아주기' 논란 해소 관건
시민단체 등 "올리브네트웍스 IT 부문·CJ시스템즈 가치 부풀려"
입력 : 2019-06-04 오전 6:00:00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CJ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갈 길이 먼데…' CJ그룹이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승계 논란이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주목받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사업 분할을 연내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논란 해소가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에서 이선호 제일제당 부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고 있다. CJ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하고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키로 했다. 지난달 말까지 CJ와 계열사 간 주식교환·이전에 반대의사를 표한 주식의 비중이 20%에 미달하면서 주식교환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오는 11일1일 이사회를 통과하게 됐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교환이전 일자인 12월27일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처음으로 CJ 지분 2.8%를 보유하고, 장녀 이경후 CJ ENM 상무는 CJ 지분을 1.2%를 확보하게 된다.
 
이를 두고 4세 경영인으로 유력한 이 부장의 CJ 지분 취득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 회장이 자녀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SI계열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의 가치를 부풀려 이 부장의 CJ 지분 확보에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 부장(17.97%)과 이 상무(6.91%) 등을 비롯한 총수 일가는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약 45%을 보유 중이다. 이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서 수익의 상당부분을 챙기는데 내부 거래 비중이 17.8%에 달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 수준(회장 일가 지분이 20%(비상장사) 이상이거나 내부거래비율이 매출의 12%(또는 200억원 이상)인 법인)을 넘어서는 것. 그러나 분할 후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을 CJ가 100% 보유하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 자녀들이 보유한 회사를 CJ그룹 지주회사와 합병해 그룹 지배력과 지분가치를 키워온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주식교환 과정에서 이 회장의 자녀들이 CJ 지주사 주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과거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 합병 당시 CJ시스템즈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높게 평가됐는데, 이후 CJ시스템즈의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합병 당시의 예측치를 크게 밑돌았으나 CJ올리브영의 실적은 예측치의 2.5배에 달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번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주식교환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경제개혁연대는 “CJ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앞으로 매년 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며 영업이익률도 평균 10%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했다”고 분석했다. CJ그룹은 이에 대한 답변서를 준비 중이다. 
 
CJ그룹은 지분교환이 연내 예정대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이 부장의 올리브영 지분을 활용한 다음 승계 작업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네트웍스가 인적 분할하면 기존 주주들은 신설법인 CJ올리브영의 지분도 보유하게 된다. 이 부장은 CJ올리브영 주식을 17.97% 확보할 전망이다. 시장은 CJ그룹이 향후 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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