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소비자들이 직접 머리를 싸맸다. 5세대(5G) 통신 상용화 이후 높아진 체감 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편법이 동원되는가 하면 개편되는 요금제에 앞서 할인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각종 이동통신 관련 사이트에는 통신비를 낮추는 방법 등이 하루에 수십건씩 올라오고 있다. 통계적으로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통신비 비중은 3%가량이지만, 고정비 성격을 띠는 탓에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특히 월정액 요금 기준으로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비싼 5G 요금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보조금 영향으로 LTE폰보다 싼 5G폰을 구입한 이후 요금제를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 요금제 의무 사용 기간 만료 후 LTE 유심을 사용, 5G폰으로 LTE 요금을 사용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편법 방법이긴 하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통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LTE 초기 시장에서도 3G 유심으로 이동하는 것이 공공연하게 발생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5G 네트워크가 불안정해 LTE 우선모드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LTE보다 비싼 5G 요금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5G폰을 개통한 이력이 남아있다면 유심이동이 가능하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위약금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개편되는 요금제 막차 타기 추천도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LTE 요금제 개편을 통해 17일부터 변경된 새 T플랜을 가입토록 하고 있다. 새 요금제는 월 3만3000원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지만 가족에게 자동으로 데이터를 공유하는 T가족모아 혜택은 제외했다. SK텔레콤은 고객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다수의 혜택이 커지는 방향으로 개편한 것이라 설명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혜택이 줄어들었다며 볼멘소리다. 가령 가족 중 한명이 7만9000원 요금제에 가입해 3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한 가족에게 한달에 데이터를 20GB 제공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받기 위해서는 3만원대 요금보다 한구간 높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통신 관련 포털사이트에는 17일 이전에 개편 전 요금제로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공론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반 소비자들이 통신비를 아끼기 위해 편법을 쓰고, 요금제의 빈틈을 찾으려는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통신서비스는 필수 소비재인 만큼 동일한 혜택이 돌아가고,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해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다 보니 요금을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계통신비를 인하하려는 방안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