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장악에 맞서 KT와 네이버가 공공·금융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외 국내 IT기업들은 외국업체의 클라우드를 활용,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KT는 18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클라우드 전략 발표회를 열고 공공·금융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클라우드 사업 매출을 1조원대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신수정 KT IT기획실 부사장은 "공공·금융 시장은 프라이버시나 보안에 매우 민감해 글로벌 회사에 맡기는 것을 기업들이 꺼려한다"며 "국내 최초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수정 KT IT기획실 부사장이 18일 클라우드 전략 발표회에서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KT는 지난 4월 KEB하나은행과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GLN) 기반 시스템을 클라우드에 도입했다. 다음 달부터는 금융 통합 보안관제가 가능한 전용 클라우드를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공공 시장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존 구축형 모델에서 서비스형 모델까지 확대한다. 서비스형은 기존 공공 고객사가 직접 구축하던 사업을 KT가 대신 구축해 주고 월 이용료를 받는 형태다. 동시에 5세대(5G) 통신과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스마트시티·스마트팩토리·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선보일 5G 기업간거래(B2B)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클라우드를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네이버도 공공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하며 KT와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지난 4월 공공·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겠다고 선언했다. NBP는 공공기관용 상품을 선보였으며,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금융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스콤과 협업 중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1~2위 업체인 AWS와 MS의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AWS와 MS가 국내 시장을 선점했다는 의미다. 올해부터 민감 정보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클라우드 활용이 제한적이었던 공공·금융 분야의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T와 네이버는 글로벌기업에 맞서 이 시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공공분야는 KT 고객 기관이 130여곳에 달해 점유율이 70% 이상이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KT와 네이버 외 국내 IT 기업들도 시장 확대를 내세우고 있다. LG CNS의 경우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국내 기업이 쓸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민감 정보는 자체 프리이빗 클라우드로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정보 전달 지연을 최소화하는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기술을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에 제공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MS와 사업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보안 토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및 안정성 우려, IT 인프라 복잡성 등으로 기업들이 클라우드 도입에 소극적이었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당장 AWS, MS 규모에는 밀리는 상황이지만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사업자들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