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증권사들이 위탁매매에 치중됐던 수익구조를 바꾸는 체질 변화로 성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더해지면서 기초체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이런 점을 반영해 주식시장에서도 재평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증시가 부진하지만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손익이 늘어난 것이 양호한 실적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증권사의 수익구조는 위탁매매에 치중돼 있어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도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면서 시황에 따른 영향력도 작아졌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증권사의 순영업수익에서 70%를 웃돌았던 위탁매매 부문은 지난해 말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대로 IB와 자기매매가 순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각각 7%, 12% 수준에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 30% 가까이로 높아졌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탁매매 비중이 줄고 IB와 자기매매가 늘어난 것은 증권사 수익에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부문이 변했다는 의미"라며 "위탁매매는 외부적 요인 영향이 커 증권사의 대비책이 많지 않지만 자기매매는 위험관리 역량에 따라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 등 정책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증권사의 기초체력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는 모험자본 육성 등 경제활력 증진을 위한 대형 IB 육성 의지가 확고하고 자본시장 혁신안 발표, 혁신금융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 출범 등 실질적인 액션플랜이 실행 중"이라며 "비상장기업 투자 전문회사 등 신사업 허용을 비롯한 규제 개선을 통해 앞으로 증권사의 실질적인 신성장동력 확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금융투자업 인가 체계 개편안도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가·등록 시 감독당국이 검사·조사에 착수하면 심사가 중단돼 신규 사업 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았다"며 "개선 방안에서 심사 중단 사유를 구체화하고 심사 재개 시점을 명확하게 적시해 불확실성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증권주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장 연구원은 "이익과 배당,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 증권주의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며 "과거 천수답 형태에서 벗어난 사업구조와 진화된 기초체력 등을 생각하면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증시에는 메리츠종금증권 등 증권주가 신고가를 기록하고 연초 이후 코스피가 4%가량 상승할 등안 유가증권시장 증권지수는 18% 이상 오르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