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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KEB하나은행 중국 법인, 내부통제 부실로 ‘제재’
금감원, 유동성리스크관리·내부통제 관련 내규 강화 등 요구
입력 : 2019-07-01 오후 2:44:16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중국 법인이 내부통제 부실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경영진에 대한 평가나 견제 기능이 미흡하고, 유동성리스크가 존재하는 등 법인 내부 통제와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일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와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는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내부통제 시스템과 유동성리스크 관리 등이 미흡하다며 총 8건의 경영유의 처분을 받았다.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은 금융회사의 주의 또는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적 성격의 조치다.
 
지난 2012년 설립된 국민은행 중국 유한공사(Kookmin Bank China Ltd)는 은행의 대표적인 해외법인으로, 국민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 북경 등 중국 내 총 6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 법인은 작년 말 148억원 순익을 달성하는 등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국민은행은 현재 중국계 기업 고객을 확대하고 본점 및 계열사와의 협업과 IB업무 육성 등을 통해 법인을 키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과 내부통제와 관련해서는 미비한 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조달원이 한국계 법인으로부터의 예수금이나 국민은행 차입금 등에 편중된데다 일부 유동성 관리지표의 경우 조기경보한도 등을 초과하고 있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 도입 유동성관련 지표 등의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 일일 유동성지표 관리 등 유동성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자금조달원의 다양화, 자산·부채 만기구조의 개선 등 종합적인 유동성리스크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진의 견제 기능 또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신심사위원회의 경우 여신심사업무를 직접 수행하고 위원도 경영진으로 구성돼 있어 경영진의 견제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여신심사위원회 위원장과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을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이 겸임하고 있고, 리스크관리위원회 일부 위원의 경우 담당 업무와 관련된 안건 의결에 참여하는 사실도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사회 및 심계위원회의 내부통제에 대한 통할기능을 강화해 내부검사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은행의 내부통제 관련 기준이 내규에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내규 등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내부통제 문제로 지적을 받았다.
 
은행 ‘국외점포 관리규정’에 의하면 내규 제·개정 시 여신이나 리스크 관리 등 주요 내규에 대해서는 KEB하나은행 소관부서와 사전협의하고, 여타 내규는 사후 1개월 이내 제·개정 내역을 보고해야 하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기업신용평가모형과 유동성리스크도 문제시 됐다. 지난 2016년부터 (구)외환은행에서 개발한 기업 신용평가모형을 이용해 여신기업의 신용등급을 산출하고 금리, 한도 등을 결정하고 있어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기업 부도율 데이터 등이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금조달과 관련해 예수금 조달처가 일부 한국계 기업에 편중돼 있어 고유동성자산비율(즉시 매도해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자산)의 기준비율도 2018년 중 지속적으로 하회하고 있었다.
 
행장 및 경영진(임원) 성과평가 체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은행장에 대한 성과평가지표 중 건전성 관련 지표는 고정이하 여신비율 1개만을 운영하고 있어 영업실적 달성을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한 준법감시업무를 담당하는 부행장의 성과평가지표에 자기자본이익률 (ROE), 당기순이익 등 수익성 항목을 포함하고 있어 이해상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제비율 준수를 위해 일일 유동성지표 관리 등 유동성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자금조달원의 다양화, 자산·부채 만기구조의 개선 등 종합적인 유동성리스크관리 강화방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백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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