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편의점업계에서 내년 2.9%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두 자릿수 인상률은 아니더라도 점주들의 경영난은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업계에선 영세 점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효성 있는 일자리 안정자금 집행 및 편의점 본사의 부담 경감 조치 등 후속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2일 오후 서울의 한 편의점 모습. 사진/뉴시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2.9% 인상한 2020년 최저임금이 편의점업계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점주들이 시간을 쪼개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거나 직접 가족이 운영하는 경우가 늘었다"라며 "일부 점주는 폐업까지 고려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 부담에 따라 고용원을 줄이는 자영업자는 느는 추세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2만6000명 감소했다. 반대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3만1000명 늘었다.
편의점주들은 이처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가시화되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일자리 안정자금 실효성 확보’와 ‘주휴수당 폐지’가 우선적으로 제시되는 해법으로 꼽힌다. 먼저 현재 일자리 안정자금 지급 조건은 영세업체일수록 지원받기 더 어려운 구조라고 토로한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큰 30인 미만 영세기업 근로자에게 13만원씩 지원하는 정책으로, 안정자금을 받기 위해선 근로자는 4대 사회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문제는 편의점주가 최저임금 상승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시간 일자리 위주로 운영하고, 단시간 아르바이트 고용원들은 보험료 부담에 4대 보험 가입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가맹점주 측에선 임시근로자에 한해선 보험료 부담이 적은 '2대 보험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편의점주는 "4대 보험 같은 경우 아르바이트생들도 부담스러워서 가입 안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4대 보험 대신 2대 보험을 지원하면 일자리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률만큼 높아지는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주휴수당은 한 주에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지급하는 수당으로, 2020년 기준 시간당 주휴수당 1728원이다. 이를 반영한 실질 최저임금(최저임금+주휴수당)은 약 1만300원으로, 이미 실질적인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어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특히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15시간미만의 일자리 쪼개기를 시행하는데, 이 같은 구조는 저임금 일자리만 양산하기 쉬운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편의점업계에선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주의 부담 경감을 위해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본사도 배분율에 따라 매출이 결정이 된다"라며 "상생협약 등과 같은 지원을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다수의 편의점 가맹점들이 재계약 시점에 접어들면서 편의점 업체들은 가맹점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 혜택, 세븐일레븐은 점주 자녀 채용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가맹점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를 지원할 방안을 앞 다퉈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 지원, 가맹계약 신설, 최저수입 보조 기간 증대 등 상생방안이 과거 2년 동안 늘었다"라며 "점포별 상황에 따라 재계약을 시점에선 지원금 증가 등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