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휠라코리아가 소싱력을 키워 신발 시장 판도 변화를 꾀한다. 10여년간 준비한 글로벌 소싱센터 건립으로 신발 제조비용을 낮춘 것이 주효, 1020세대에게 매력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 백화점에서 운영한 휠라코리아 팝업스토어 매장 모습. 사진/휠라코리아
17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가 지난 2009년 자체 글로벌 소싱센터 건설로 샘플 제작비를 크게 감축하면서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휠라는 지난 2016년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이후 최근 2~3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휠라의 연도별 매출을 보면 2016년 9671억, 2017년 2조5302억, 2018년 2조9615억 등 꾸준히 상승세를 그렸다.
업계에선 이 같은 휠라의 매출 성장은 브랜드 리뉴얼을 통한 세련된 디자인이 뉴트로 열풍과 맞아 떨어진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브랜드 리뉴얼이 성공한 기저에는 '소싱력 강화'가 큰 주춧돌이 됐다.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에 앞서 지난 2009년 5월 중국 진장 지역에 '글로벌 소싱센터'를 설립했다. 글로벌 소싱센터는 신발 샘플을 100% 자체 개발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샘플 자체 개발은 신발 제작에 필요한 공정비용을 줄이고,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다수의 운동화 회사들은 샘플을 제작 시 여러 생산 공장에 맡겨 적합한 모델을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업체들은 이 비용을 신발 단가에 포함시켜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샘플 제작 공정이 중간업체를 끼고 진행돼 단가 책정과 품질 등에 본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도 적다. 그러나 휠라는 이 과정을 자체 개발센터에서 수행하면서 품질은 유지하되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만드는 생산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윤근창 휠라 사장이 중국에 3년여간 파견 나갈 정도로 자체 개발 프로세스를 가다듬은 결과 6만원대 휠라 신발이 탄생했다. 리뉴얼 전 휠라를 비롯해 다수의 스포츠 브랜드 신발이 9만~10만원대 제품이 대다수였던 점에서 휠라의 가격 할인은 업계에 큰 여파를 줬다. 당시 가격을 낮추면서 일부 경쟁 업체로부터 품질이 떨어졌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다수 업체들은 6만원대 신발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휠라는 지금도 연구개발 자체 샘플 개발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치 있는 제품에 아낌없이 소비하면서도 합리적인 구매 경향을 가진 1020세대가 선호하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다. 아울러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에 맞춰 온라인몰에선 트렌드에 민감한 단독 제품을 소량으로 빠르게 생산하는 시스템도 적용했다. 그 결과 실제로 지난해 온라인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1020세대에게 매력적인 브랜드로 공고히 자리를 잡으면서 휠라코리아의 올해 매출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휠라코리아의 올해 1분기 매출은 83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3% 증가했다. 업계에선 운동화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2분기에도 25% 안팎의 매출 신장을 이어가는 등 올 한해 매출 3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