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과 TV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2분기 실적은 다소 저조했다. 생활가전 사업 호조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돌렸다.
LG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4% 감소했다. 매출액은 2분기 기준, 상반기 기준 모두 역대 최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 줄어들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본부별로는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처음으로 분기 매출 6조원을 넘어서며 신기록(6조128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7175억원)도 2분기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생활가전 제품의 하이엔드(고가) 제품의 국내 매출 비중은 과거 40%에서 50%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TV 등을 맡은 HE사업본부는 매출 3조6712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올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데다 환율 흐름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흑자가 큰 폭으로 줄었다. LG전자는 하반기 TV사업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회사는 “2분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경쟁심화의 영향”이라면서 “OLED TV는 올 하반기 성수기 프로모션을 감안해 전년 대비 20~25%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313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7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5G 스마트폰의 마케팅 비용과 평택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9월부터는 베트남 하이퐁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면서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LG전자는 “베트남 이전이 완료되면 인건비 감소 등 비용절감 효과가 연간 500억~1000억원 정도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도 일부 기대했다. LG전자는 “화웨이 사태와 관련해 중남미와 유럽 쪽에서 추가적인 매출 확대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VS사업본부(전자장비)의 흑자전환은 내년이 돼서야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영업손실 558억원을 기록해 1분기(영업손실 154억원)보다 적자폭이 늘어났다. LG전자는 “자동차 업계의 역성장으로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개선된 수익성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도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3분기는 소비 및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라며 “주요 제품이 비수기에 진입하고 수요가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