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7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의 언팩 행사가 열리는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 앞. 한 방울씩 떨어지던 빗방울은 금세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노트10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기대감은 뜨거웠다. 저마다 우산을 쓰고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언팩 현장을 중계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입장이 시작되는 오후 3시가 되자 센터 앞 광장은 약 6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취재진과 유명 IT블로거, 업계관계자들은 4000여명에 달했다.
삼성전자 언팩 현장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센터 내부가 커다란 음향으로 가득 메워지며 대형 스크린에 노트10의 상징인 S펜이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청색 재킷 차림의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무대 위에 올랐다. 고 사장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스마트폰 기술 혁신을 선도해온 제품”이라며 “갤럭시노트10은 일의 효율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삶을 즐기고 공유하는 방법에도 변화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연은 주로 동영상 기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노트10이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적합한 스마트폰임을 나타내는 듯했다. 스크린에는 마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라이브처럼 오른쪽 상단에 ‘라이브(liv)’라고 적힌 화면이 나타났다. 시연자들은 각각 S펜을 활용해 동영상을 편집하고 자막을 삽입하는 모습, 동영상을 찍으면서 S펜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하는 모습, 뛰어다니면서도 흔들림 없는 동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날 삼성전자가 또 하나 방점을 찍은 곳은 ‘갤럭시의 연결성’이다. 고 사장은 “모바일 경험의 혁신은 스마트폰의 기능에서 나아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갤럭시 생태계 속에서 편리한 삶을 위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나델라 CEO는 “MS와 삼성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모든 영역에서 오랜 혁신의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그 동안은 스마트폰, TV, PC 등의 특정 디바이스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우리 삶에서 이 많은 디바이스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 언팩에 깜짝 등장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MS는 언팩 행사에 앞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윈도10 기반 PC와의 연결성이 대폭 강화해 노트와 PC를 한 번만 연결하면 PC화면에서도 노트10에 담긴 사진과 작업들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모바일과 PC의 장점을 결합한 노트북 갤럭시북 S도 선보였다.
두번째 깜짝 손님은 UN이었다. 아킴 스타이너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는 “UN과 삼성전자는 가난을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비롯해 지속가능개발목표(SDG)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10에는 지속가능개발목표의 이해도를 높이고 직접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기본 탑재된다.
노트10이 공개되고 난 후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뉴욕에서 온 한 기자는 “S펜의 향상된 성능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 이상의 놀라움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호평은 디자인 측면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노트10에 대해 “얇고 가볍고 강력하다”면서 “노트10의 마감은 정말 아름다워서, 시중에 나온 제품 중 가장 멋진 디자인의 제품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CNN은 “제품을 잠깐 체험해봤을 때 생동감 있는 스크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삼성전자는 노트가 너무 크다는 불평을 2가지 모델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해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100만원대 중반의 높은 가격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저항심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높은 가격에 새 모델을 내놔도 소비자들이 마구 사던 시대는 지났으며 소비자들은 1000달러가 넘는 가격에 저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 버지는 “(노트10이 성능이) 950달러~1200달러 가격대를 정당화 해주는지는 다시 살펴봐야겠지만 이는 삼성에게 순조로운 판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