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추석을 앞두고 재계가 잇따라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에 나섰다. 협력사의 자금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다음 주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들의 자금 운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물품 대금 조기 지급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 1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3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추석맞이 직거래 장터에서 임직원들이 삼성전자 자매마을과 스마트공장 지원업체에서 생산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은 회사별로 최대 1~2주일 이상 물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해 협력사의 일시적인 자금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협력사 물품 대금을 월 4회 지급하고 있다.
삼성은 물품 대금 조기 지급과 함께 협력사의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원 방안’을 통해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을 총 4조원 규모로 확대키로 했다.
삼성은 2010년부터 2조3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조성해 운영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 총 3조4000억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통해 1차 협력사부터 3차 협력사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운영해온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를 2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인센티브 규모도 1000억원으로 2배 확대했다.
삼성은 협력사, 지역사회와의 상생 차원에서 추석맞이 온·오프라인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 전국에 있는 각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자매마을 등에서 생산한 품질 좋은 각종 농축산품을 구입할 기회를 제공하고 농어촌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함이다. 이번 직거래 장터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등 19개 계열사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추석을 앞두고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자 납품대금 1조4181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지급하기로 했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 등 4개 회사에 부품 및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3000여 협력사가 대상이다. 협력사들은 예정된 지급일보다 최대 10일 일찍 대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설, 추석 등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왔다. 지난해 설과 추석에도 각각 1조3964억원, 1조2367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설과 추석에 각각 446억원, 369억원의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했다. 이번 추석에는 약 1만4800여종의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임직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이다.
포스코도 앞서 거래기업에 대금 900억원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설비자재, 원료 공급사와 공사 참여기업 등 거래기업에 매주 두 차례 지급해오던 대금을 추석 명절을 앞두고 5일부터 11일까지 7일간 매일 지급한다. 또 매월초 지급하는 협력사의 협력 작업비도 앞당겨 이 기간 동안 매일 지급한다. 이를 통해 거래기업이 원활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매년 설과 추석 명절 거래기업 대금 조기지급 외에도 2004년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납품대금 전액을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으며 2017년에는 이를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거래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 현금결제에 필요한 자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현금결제 지원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