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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DLS검사 중간결과 발표…제조부터 판매까지 '금융사 총체적 부실'
은행·증권사, DLS 상품 제조·판매 과정서 위험성 무시
입력 : 2019-10-01 오후 12:31:16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의 해외금리연계 파생증권·펀드(DLS·DLF) 검사 결과, 상품 제조부터 판매까지 전방위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는 내부에서 리스크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DLS를 운용사에 발행했고, 자산운용사는 낙관적으로 수익률 모의실험(백테스트)을 진행한뒤, 결과를 은행에 제공했다. 은행도 이를 검증없이 받아들였고, 판매과정에서 위험을 축소하는 등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3층 브리핑룸에서 'DLS·DLF 검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의 검사결과에 따르면 DLS·DLF 상품 제조·판매과정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점이 나타났다.
 
증권사는 DLS 거래를 준비할 때, 내부 리스크관리부서로부터 금리하락이 심상치 않아 원금손실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DLS를 발행했다. 이어 DLS를 받은 자산운용사는 금리가 상향 추세였던 과거 자료를 기준으로만 백테스트를 진행해 상품의 오류를 키웠다.
 
은행은 운용사가 제공한 부실한 백테스트를 아무러 자체 검증없이 그대로 DLF상품 판매에 활용했다. 특히 은행 내규에는 고위험 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상품선정위원회 심의를 얻도록 규정하지만, DLF가 해당 심의를 거친 건수는 전체 대비 1%미만에 불과했다. 
 
은행은 상품의 기초자산인 채권금리 하락으로 DLF 손실가능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도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꿔가며 신규판매를 지속했다. 
 
또 마케팅 과정에서 문제가 일부 발견됐다. 은행 본점 차원에서 상품 위험성 관련 정보를 판매직원에게 충실히 전달하지 않은 것이다. 은행은 판매 직원에게 '짧은 만기, 높은 수익률' 등 만을 강조해 판매하도록 했다. 이에 일부 PB직원은 고객에게 원금손실이 거의 없는 고수익 상품으로 오인될 수 있는 자료를 고객에게 배포했다.
 
은행의 DLF판매 정책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DLF 취급은행의 비이자수익(고위험 파생상품판매 등) 배점은 다른 시중은행 대비 높게 설정됐다. 반면, 소비자보호 배점은 낮게 부여됐다. 무엇보다 PB센터에 대한 비이자 수익 배점을 경쟁 은행 대비 2배~7배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매년 은행 경영계획에서도 수수료 수익증대 목표를 세우거나, DLF 판매 목표를 상향으로 제시했다. 본점 차원에서는 하루 단위로 영업본부에 실적 달성을 독려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이 발표한 사과문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일이지만 재발되지 않도록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은행은 검사 과정에 적극적인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이 1일 금감원 브리핑실에서 DLS 검사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감원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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